[특집] 시카고벧엘장로교회 최병수 목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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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가 함께 가는 교회로 새 출발

팰러타인 소재 시카고벧엘장로교회 최병수 담임목사

 

팰러타인 타운에 위치한 시카고벧엘장로교회는 1973년 제1대 임택권 담임목사와 12가정으로 시작돼 올해로 창립 42주년을 맞았다. 최병수 목사는 1977년부터 전도사로 부름 받아 목사안수를 받고 제5대 담임목사로 시무한 이래 20년을 이 교회에서 섬겼다. 1998년 벧엘교회를 떠나 LA 인랜드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2011년 은퇴후에는 그레이스 실버 미니스트리센터를 설립해 실버목회 활성화 사역에 주력했던 그는 2013년 가족을 만나러 시카고를 방문했는데, 당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던 벧엘교회 신도들의 바람과 하나님의 부르심에 제9대 담임목사로 재 부임했다. 최병수 담임목사로부터 3세대가 함께 가는 교회를 새 거듭남을 목표로 삼고 회복과 부흥을 기대하고 기도하는 벧엘교회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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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수 목사

■ 3세대를아우르는 새 성전 마련

LA 인랜드교회에서 은퇴를 한 후 실버목회 사역을 하던 중 다시 찾은 벧엘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은 개인적으로도 특별했다. 제5대 담임목사에서 제9대 담임목사로 다시 부르신 것에 하나님의 분명한 뜻이 있음에 순종하게 됐다. 벧엘교회가 개인적으로 특별함을 넘어 소중한 교회인 이유는 나의 젊음을 함께한 곳이며 목회인생의 절반을 함께한 동지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교회의 아픔을 보고 그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이 가는 건 당연했다. 초창기 함께한 청년이 다시 돌아와보니 장로의 직분을 갖고 섬기고 있고, 당시 시무장로는 원로장로가 되는 등 세월의 흔적을 성도들을 통해 봤다. 어찌 보면 실버세대, 부모세대, 자녀세대 모두를 알고, 그들과 함께해봤기에 3세대가 함께 가는 벧엘교회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3세대가 함께 가기 위한 기도제목에는 3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교회건물이 있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분이나 연장자 성도들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계단이 많던 시카고소재 교회건물을 팔고 계단이 없는 곳이며 자녀교육 및 성경공부를 위한 공간이 많은 곳 이길 합심해서 기도했다. 구입과정에서 여러 어려움도 있었지만 우리는 끝까지 이를 놓고 기도했고 찾은 건물이 팰러타인의 한 골프연습장이었다. 이곳에 직접 와서 보니 하나님이 허락한 건물임을 느꼈다. 단층으로 되어있어 계단이 단 1개도 없고 사무실이 많았다. 이는 휠체어사용자나 연장자들께 적합했고 아이들 교육공간에도 충분한 곳이었다. 흔히 교회에서 선호하는 길게 늘어진 친교실 테이블이 아닌 3~4명이 앉을 수 있는 작은 테이블을 여러 개를 배치해 카페스타일로 꾸몄다. 조명, 음향시설, 부엌시설 등을 젊은 성도들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된 스타일로 꾸며놨다. 또한 성도들이 운동이나 취미생활로 사용 할 수 있는 실내골프시설, 5세 미만을 위한 놀이터,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스포츠공간도 마련돼 있다.

9월에 이전한 후 두달이 지난 현재, 처음부터 교회건물이 아니었기에 이런저런 부분에서 퍼밋을 받아 고쳐나가는 과정이지만 전반적인 시설은 하나님의 축복으로 넘치게 갖춰져 있다. 하지만 건물은 그저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도구일 뿐 이제 이곳에서 벧엘교회는 기쁜 마음으로 서로를 섬기며 참된 변화를 체험하여 모든 족속을 제자 삼는 교회가 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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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러타인 소재 시카고벧엘장로교회 전경

■ 3세대가 함께 가는 사역

하나님말씀 사도행전 2장 17절에 따르면 말세에 내가 내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청년들은 환상을 보고 아비들은 꿈을 꾸리라고 말씀했다. 예루살렘교회 처음 시작 때에도 3세대가 있었던 것처럼 지금 이민교회도 3세대가 있음을 알고 함께 움직여 같이 가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기도와 말씀은 성령과 제자훈련으로 두 날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두 날개는 갖고 있지만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라 행하지 않는 믿음으로 날갯짓을 하지 못한다면 모두 소용없다. 그렇기에 때로는 구체적인 사역방안을 제시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 실버세대들은 은퇴 후 시간, 재물, 경험이라는 자원을 하나님나라와 지역사회를 위해 어떻게 쓸 수 있는지 찾아주고 일을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행함의 길을 열어줘야한다.

실버세대와 부모, 자녀세대 사이에 든든한 관계로 서로 도와 함께 가는 사역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은 ‘입양사역’이다. 보통 성도들의 가족들이 타주에 있을 경우가 많은데, 벧엘교회 성도들이 그리스도안에서 영적으로 손주, 손녀를 입양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선물도 주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똑 같은 원리로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입양해 그들을 방문하고 기도하는 것이다. 부모들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자녀들을 영적 가족으로 연결하는 것을 도와야 한다. 이는 말만 성경에서 그리스도안에서 자녀이고, 부모라고 말만하지 않고 영적 가족이 되어 서로를 위해 기도해주고 함께 예배드리는 커뮤니티 가족개념을 실생활에서 실천하자는 것이다.

■ 교회로 상처받은 신도들 보듬어야

사도행전 1장 8절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면 내 증인이 되리라고 말씀하듯이 이제는 생활 속에서 기독교인다운 말과 행동과 삶으로 예수복음을 전파해야 한다. 교회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그들이 아픔을 씻어주고 다음세대로 넘어가야 한다. 벧엘교회 이전예배 광고를 냈을 때 미안하다는 짧은 사과문을 넣은 적이 있다. 교회가 교회역할을 감당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아픔을 겪은 분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다. 또한 책임론을 따지자면 끝이 없지만 그 아픔은 가르침의 역할을 하는 목사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안다. 시카고를 떠나기 전인 40대 때와 60대가 돼 다시 돌아온 느낌은 다르다. 전에는 사나운 날씨가 혹독하게 느껴졌을지 몰라도 지금의 시카고 하늘을 보면 너무 좋다. 심지어 비바람조차 좋다. 이처럼 결국은 귀소본능으로 언젠가 돌아오게 되어 있다. 그렇기에 아픔을 피하려 하지 말고 더 나은 길을 찾으려고 해야 한다. 좀 더 움직일 수 있을 때 돌아와서 함께 하나님 나라를 섬기자고 전하고 싶다.

교회는 문턱을 없애야 한다. 어떠한 일이든 십자가 보혈로 죄 사함 받은 우리는 누군가를 정죄하는 눈으로 보면 절대 안된다. 상처받고 떠난 영혼들의 그 심정을 헤아리며 바라보고 돌아 올 수 있는 그 길을 열어줘야 한다. 말씀 속 탕자가 집 나갔다 돌아왔을 때 아버지가 아무 말 않고 안아주는 것처럼 안아주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아픔도 즐거움도 함께 나누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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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열린 벧엘교회 이전예배 모습.

■ 세대를 잇는 다리, 그리고 가정회복

실버, 부모, 자녀세대 사이에 브릿지를 잘 놓아 줘야 한다. 어느 교회든지 세대와 세대간의 부딪힘으로 힘든 일이 있다. 우리 생각이 옳다며 버티지 말고 서로를 세워주기 위해 희생해야 한다. 고이는 물은 썩되 잘 흘러가는 물은 맑다는 말처럼 3세대가 함께 가는 것의 중심은 다음 세대들을 위함임을 알아야 한다. 이민교회가 가진 고민으로 대표적인 것은 한어권(KM)과 영어권(EM)이 함께 가는 방법일 것이다. LA나 시카고지역이나 한국교회 안에 있는 EM보다 따로 나가서 영어회중끼리 모이는 EM교회가 훨씬 더 빠르고 크게 성장하는 사례를 종종 본다. 현재 LA지역의 경우 따로 나가서 KM과 함께하다 나간 EM이 다양한 문화를 수용해 아시아권 성도들의 중심교회로 잡은 교회가 많다. 이런 경우를 보며 느낀 것은 우리가 같이 가는 것도 좋지만 그 동안 신앙이라 해놓고 우리들은 EM에게 우리의 생각과 문화를 강조하지 않았는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부분이 약하진 않았는지, 또한 그들은 못 견디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 할 필요가 있다. 1세들은 다음세대에게 자율성을 주고 그들의 문화배경을 알고 믿어야 한다. 한 쪽이 틀린 게 아니라 서로 다른 것을 받아들이는 희생의 자세가 필요하다. 1세들이 많이 양보해주고 키워주고 세워주고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 물론 2세 리더들이 1세들의 신앙의 충성됨과 헌신을 높이 평하며 쓰는 용어와 문화가 다를 뿐 그들은 서로에게 부모이며 자녀이다. 이민교회 안에서 KM과 EM의 중간다리역할이 되어주는 세대가 있다면 바로 청년들이다. 이들은 KM과 언어소통이 되고 EM과 문화소통이 되는 소중한 세대다. 중요한 역할이 되고 있는 청년세대들이 건강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교회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선교요 소중한 사역이다.

신앙생활이 우리세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미국교회, 한국교회, 이민교회 등 가정의 회복이 정말 필요하다. 가정이 무너지니 거기서 오는 상처와 아픔의 후유증은 너무도 크다. 가정의 주인은 그리스도이다. 자녀들은 어려서부터 부모의 말을 듣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신앙을 보고 배우며 자란다. 당장 눈 앞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해도 기도하고 기다리면 분명 하나님의 때에 나타내주신다. 주님을 사랑으로 실천하는 자녀로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는 기도로 양육해야 한다. 벧엘교회 교육사역(EDM)을 KM과 EM중간에 위치해 놓고, 서로 협력해서 교육하는 패밀리 컨셉을 추구하고 있다. 교회는 믿는 공동체이며 그리스도안에서 가족이다. 아버지로 인정해주고 자식으로 인정하며 가족 의식이 강화됨은 모든 사역에 중심이 되어야 한다. 선교지에 가서 현지인들을 만나면 온 맘 다해 섬기고 집에 돌아와서 부모를 섬기지 못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섬김의 자세는 어느 곳에서 누구를 만나든지 한결같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맞다 틀리다로 구분 짓지 말고, 잘못했어도 용서와 사랑으로 포용하는 것이 가족을 살리고 교회를 살리고 세상을 살리는 길이다.

■성도들에게 편안한 목사

LA지역은 서울로 나가는 비행기가 하루에 3~4번 있을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아 사람도 많고 전반적인 교회분위기가 다이나믹하다. 교회내에서 행사를 개최하기만 하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적극적으로 줄을 서서 등록하고 참여한다. 시카고지역은 하지만 성숙한 보수적임과 신사적임을 느낀다. 두 도시에서 목회활동을 하며 굉장히 다른 색깔의 이민교회를 겪었지만 좋은 점 배울 점을 잘 접목한다면 성장하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젊었을 때 중요하다고 생각해 온 신경을 쏟았던 일들이 지나고 나니 그렇게 목숨 걸만한 일이 아닌데 걸었던 경우가 있었다. 목표가 있다면 앞으로는 성도들에게 ‘편안한 목사’가 되어 함께 아름답고 건강한 교회로 잘 세워지기 위한 마음으로 벧엘교회 가족들과 새로운 목회자를 위해 흩어진 마음을 모으고 안정될 수 있는 단단한 초석을 세워주고 은퇴해 실버목회를 하러 가는 것이다.<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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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수 목사 약력>
1976년 대한신학교 졸업 (Th. B)
1985년 North Park Theological Seminary (M Div.)
1986년 PCA 한인중부노회에서 목사안수
1976년 시카고 벧엘장로교회 전도사
1985년 시카고 벧엘장로교회 강도사
1986~1998년 시카고 벧엘장로교회 5대 담임목사
1998~2011년 LA 인랜드교회 3대 담임목사
2011년 인랜드교회에서 명예 은퇴
2013년  시카고 벧엘장로교회 임시 담임목사
2014년~현재 시카고 벧엘장로교회 9대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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