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상사태 첫 주말 미전역 일상 마비

1270
14일 오헤어공항은 코로나19 검역을 받기 위한 여행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각종 행사 취소, 생필품 사재기…49개주로 감염 확산

일리노이 감염자 66명

 

14일 시카고지역 한 마트내 화장지, 종이타올 진열대가 텅 비어있는 모습.

트럼프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한 다음 첫 주말(14~15일) 주요 언론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수백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가 금지되고, 각종 여가 시설마저 줄줄이 폐쇄되면서 주말을 즐기던 미국인들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날 코로나19 비상사태 선포 이후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이 거의 마비됐다”고 전했다.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 등 유명 테마파크와 뉴욕의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줄줄이 문을 닫았고, 프로농구와 골프, 축구 경기도 중단됐다. 워싱턴D.C.의 모든 스미소니언 박물관과 국립동물원은 이날부로 휴관에 들어갔고, 뉴욕주 쿠퍼스타운에 위치한 ‘야구 명예의 전당’부터 마이애미의 사우스비치까지 전국의 웬만한 명소는 주말 나들이객을 받지 않고 빗장을 걸어 잠갔다.

휴교령 선언은 주말에도 이어졌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3월 30일까지 일리노이주내 모든 학교를 임시 휴교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버지니아 등 17개주가 휴교령을 발동했다. 이번 휴교에 따라 집에 머무는 학생수는 최소한 2,600만명에 달하며 특히 맞벌이 학부모들은 대체 보육 시설과 돌보미를 찾느라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학부모는 “오늘 상황은 어제와 완전히 다르고, 또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생필품 사재기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비상사태 선언 이후 불안감을 느낀 주민들이 대형 매장과 상점 등으로 몰려가는 바람에 물과 휴지 등은 동이 나 텅 빈 진열대만 덩그러니 남았다. 월마트는 손님들이 쇄도함에 따라 재고 물량 확보와 매장내 소독을 위해 24시간 영업점의 경우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로 운영 시간을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푸블릭스와 웨그먼스, HEB 등 다른 식료품 체인도 영업시간 단축에 들어갔다.

미국내 코로나19 환자수는 2,800명을 넘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각 주 보건당국의 현황(14일 기준)을 집계한 결과 2,81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사망자는 58명을 기록했다. 뉴욕, 버지니아, 루이지애나주에서는 첫 사망자가 나왔다. 이로써 미전체 50개주 가운데 코로나19 환자가 보고되지 않은 곳은 웨스트 버지니아주가 유일했다.

연일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는 일리노이주도 새로 20명이 감염돼 감염자수는 14일 현재 66명이 됐다. 특히 이번에는 처음으로 주남부지역인 생가몬카운티에서도 감염자가 발생해 주전체로 퍼지는 모양새다. 이 감염자는 상태가 안좋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곳은 주 중부와 남부를 포함해 총 9개 카운티며 이중 시카고시를 포함한 쿡카운티가 가장 많다고 밝히고 검사받는 주민수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감염자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이날 영국과 아일랜드를 미국 입국 금지 대상에 추가하는 한편, 유럽을 여행중인 미국 시민과 영주권자들은 오헤어 등 미국내 13개 공항을 통해 검역을 거쳐 귀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수천명의 귀국자들이 몰리면서 14일 오헤어공항은 북새통을 이루었다.

한편 코로나19 확진자 접촉 논란이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14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