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안보부, 중국산 드론에도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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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을 사실상 금지한 가운데 이번에는 중국산 드론이 정보를 빼돌리는데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체를 특정하지 않았으나 중국산 드론이 미국에 다수 보급된 점에 비춰보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을 키우는 재료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중국산 드론이 민감한 항공 정보를 중국 내 제조사에 보내고 중국 정부가 이 정보에 접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연방국토안보부(DHS) 사이버안보·기간시설 안보국(CISA)이 20일 경고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CISA는 “정보기관이 (기술 제품을 통해 얻은) 정보에 제한 없이 접근하거나 접근권을 남용하도록 허락하는 권위주의 국가의 영역내로 미국의 정보를 가져가는 모든 기술 제품에 대해 미국 정부는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드론이 “기관 정보에 대한 잠재적인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CISA는 드론이 사용자 정보를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제조사 외부 서버에 공유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정부의 경고는 제조사를 특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내 드론의 다수가 중국산인 점을 고려하면 중국업체를 염두에 둔 메시지로 풀이된다. CNN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사용되는 드론의 약 80%가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DJI 제품이라는 업계 분석을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CISA 대변인이 CISA가 최근 무인항공시스템 기술을 사용해 중국에서 만들어진 제품과 관련된 위험을 경고하고 이런 위험을 줄이는 조치에 관한 정보를 발표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CISA는 중국에서 드론을 살 때 신중해야 하며 드론의 인터넷 장비를 끄거나 SD 카드를 제거하는 등 예방 조처를 하라고 소비자에게 권고했다. 또 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도록 기기 조작법이나 네트워크 접속을 제한하는 방법을 잘 숙지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국가 안보에 영향을 주거나 국가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은 소유자의 정보를 탈취당하거나 스파이 행위의 대상이 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특히 경계를 소홀히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DJI는 소비자가 드론의 정보 수집·저장·전송 방법을 완전히 컨트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소비자는 미국 국토안보부가 권장하는 모든 예방 조치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 업체는 “우리 기술의 안전성은 전 세계로부터 반복적으로 검증을 받았다”면서 “그중에는 미국 정부와 미국 주요 기업의 독립적인 검증도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욱 안전한 조치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정보를 DJI에 전송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전송하지 않는 제품도 공급한다”며 “전 세계 많은 조직이 매일 우리의 기술을 활용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안전을 보장하고, 심지어 생명을 구조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DJI 측은 또 “우리는 앞으로도 전 세계 고객과 정부 관리부문과 협력해 각계의 기술 규범과 정보 보호의 수요를 맞춰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연방내무부 소속 지방 경찰서 등은 민감한 작업에 드론을 사용했다. 안보와 관련이 깊은 미국 내 시설도 중국 드론을 활용해 건설됐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기록에 따르면 국토안보부의 생물학적 무기 방어시설을 건설한 캔자스의 업체는 건설 도면 작업을 보조하고 건설 중 안전 관리를 위해 DJI 드론을 사용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번 경고는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 화웨이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서 중국의 반발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 육군은 2017년에 DJI가 중요한 기반시설이나 법 집행에 관한 정보를 중국 정부와 공유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DJI 드론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 과거에도 미정부 당국은 중국 드론에 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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