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부상 블룸버그 TV 토론 데뷔 ‘검증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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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블룸버그 후보가 지난 15일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에서 열린 유세에서 엄치를 치켜들고 있다.[AP]

전국 지지율 19%로 단숨에 2위···샌더스 31%
오늘 민주당 토론 합류···자질·역량 첫 시험대
수퍼 화요일 앞두고 ‘강풍’-‘거품’ 가늠자 될듯

민주당 대선주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전국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타면서 2위로 뛰어올라 19일 열리는 민주당 대선후보 TV 토론에 처음으로 참석한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3월3일 14개 주가 경선을 치르는 ‘수퍼 화요일’부터 경선 레이스에 합류할 예정이지만, 이번 TV 토론이 사실상의 대선 데뷔 무대가 되는 셈이다. 경선 초반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몰락 속에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업고 중도 진영의 대안 후보로 급부상한 그가 장외 몸풀기를 끝내고 링 위에 오르는 것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18일 발표된 NPR-PBS 여론조사에서 19%의 지지율을 기록, 31%로 1위를 차지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뒤를 이어 2위로 부상했다.
언론들은 블룸버그 전 시장이 토론 참여 자격 요건을 충족함에 따라 22일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19일 오후 6시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후보 토론에 참여하게 됐다고 18일 보도했다. 이번 TV 토론은 NBC 방송을 통해 생중계된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후원자 수에 대한 자격 기준을 풀고 ‘10% 이상 전국 지지율 기록 네 차례’ 등의 여론조사 기준만 맞추면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블룸버그의 이번 TV 토론 참여가 가능해진 것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검증대에 본격적으로 오른 가운데 각 후보도 ‘반 블룸버그 전선’을 구축, 협공에 나설 태세여서 이번 토론회는 대선주자의 자질과 역량을 엿볼 수 있는 첫 검증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블룸버그 청문회’를 방불케 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올 정도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라스베가스 TV토론이 지금까지 천문학적 광고 지출로 규정돼 온 블룸버그 전 시장 선거운동의 지속력을 가늠해주는 대격돌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마이클 블룸버그의 무제한적 선거운동 지출은 그를 유력 대선후보로 수직 상승시켰지만 이제 그는 자신의 부가 보호해줄 수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며 “토론 참여는 부가 보호해줄 수 없는 그 자신을 민낯으로 드러내게 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다른 주자들은 블룸버그 전 시장의 신상 문제나 과거 전력 등을 하나하나 올려놓고 제대로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흑인과 라티노에 대한 과잉 검문과 인종 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뉴욕시장 재직 시절의 ‘신체 불심검문’(Stop and Frisk) 강화 정책, 성희롱 발언 및 여성 차별대우 의혹 등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금권선거 논란도 주요 공격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특히 샌더스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진보 개혁 성향의 주자들은 “돈으로 유권자의 표를 살 수 없다”며 그동안 ‘선거 매수 프레임’의 올가미를 블룸버그 전 시장에게 덧씌워왔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블룸버그 전 시장의 선거자금 지출과 관련, “미국 정치 시스템의 부패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공격해왔고, 워런 상원의원은 여성 직원들과의 법적 합의문서 공개를 요구해왔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지난주 언론 인터뷰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의 모든 것을 파헤칠 기회를 갖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몇 주 전부터 토론 준비에 올인하는 등 만전을 기해왔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누를 수 있는 본선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유권자들의 삶을 향상시킬 국정운영 능력도 강조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사람들 앞에서 화를 참지 못한 채 발끈했던 전력이 있던 만큼, 다른 후보들의 집중포화가 예상되는 이번 TV 토론에서 평정심을 유지할지도 주목된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때문에 이번 TV 토론은 ‘수퍼 화요일’을 앞두고 블룸버그 바람이 더 거세게 불지 아니면 ‘거품’이 잦아들지를 가늠해주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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