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생각] 광복절 기념식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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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영 취재기자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는 꼭 참석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왔다. 잘왔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예상보다 참석자들이 적어서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이럴 때 일수록 한인 동포들이 하나가 돼야하는게 아닌지…” 지난 15일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어느 80대 노부부(알링턴 하이츠 거주)의 소감이다.

기자가 취재를 위해 기념식이 열리는 장소에 도착해보니 작년에 비해 좌석이 많이 비어있었다. 시작 시간이 가까워짐에도 좌석은 채워질 줄 몰랐다. 결국 올해는 참석자수가 150여명에 그쳤다. 이중에 주최측 관계자와 공연한 합창단원을 제외한 일반 참석자들의 수는 30여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기념식때는 전체 참석자가 250여명이었고 관계자와 합창단원 등을 제외한 일반 참석자는 80여명이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못미치는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은 끝났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한-일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와중에 한인사회가 만들어낸 광복절 기념식의 모습을 취재한 기자는 조금은 조촐하고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일본제품 불매운동도 일어나고 있는 마당인데…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한민족의 해방과 조국의 독립을 기념하는 광복절은 올해는 특히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여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그럼에도 참석자수가 이렇게 적다니…

기념식이 끝난후 만난 몇몇 한인사회 원로들은 “동포사회에서 좀 더 관심을 가져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으며 참석자들의 상당수가 “동포사회의 관심이 부족했다”고 입을 모았다. 주최측인 한인회의 이성배 회장은 “많은 분들께 널리 알리지 못했다. 일본 불매운동에 힘을 모으느라 기념식에 사람을 불러들이는데는 실패를 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한인사회내 많은 단체장들이 취임사에서 외치는 “한인사회 화합과 소통”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위기의식을 갖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할 때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한인사회내에서 마련되는 그 어떤 행사도 동포들의 참여가 부족하다면 무의미할 것이다.

내년 광복절 기념식에는 많은 동포들이 자리를 꽉 채워 “대한민국만세!”란 외침이 시카고가 떠나갈 듯이 우렁차게 울려퍼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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