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생각] ‘공짜’에 묻힌 애국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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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에 묻힌 애국심

daeun hong홍다은 기자

 

지난 8월 15일 소통불통이라는 여론의 비판 속에서 열린 광복절행사. 이날 기념식에 이어 모 언론사와 준비한 무료영화 상영회가 열렸고, ‘700명이나 참석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그 언론은 전했다. 그동안 시카고 한인사회 광복절기념식 참석률이 저조했기 때문에 700명(?)의 인파가 참석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성공적이었다고 말 할 수도 있겠다. 지난해 광복절 기념식에서는 한인회 총회를 겸했음에도 200명정도만 참석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시카고 한인사회가 꼭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 것이 있다. 이번 행사에 그렇게 많은 한인들이 참석한 이유가 ‘공짜영화’에 있었는지 아니면 조국에 대한 순수한 ‘애국심’이었는지.

기자의 생각으로는 이번 광복절 기념식에 사상 최대(?) 한인들이 참석하게 된 이유는 애국심보다는 ‘공짜영화’인 것 같다. 더군다나 내용이 아무리 좋고, 한인 관객들은 돈을 내지 않았다 해도 누군가는 돈을 냈고 따라서 제작사, 배급사, 극장은 수익을 가져간 상업영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먹고 살기 바쁜 이민생활에 지치다 보니 애국심은 잊은 것은 아닌지… 그러니 공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소식에 너도나도 참석한 것은 아닌지… 이번 행사에 공짜영화가 안끼었다면 과연 몇 명이나 참석했을런지…

3.1절이나 광복절 행사 같은 경우는 조국을 떠나 살고 있는 해외동포들에게는 특히나 중요한 기념일이며 종교, 이념, 사상을 다 떠나 ‘나라를 사랑하는 숭고한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참석해야 한다고 본다. 공짜영화로 인해 행사 참석률이 엄청 높았다면 ‘한인들을 많이 모으려면 공짜를 제공해야한다’는 위험하고도 천박한 생각이 고착되는 것은 아닐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번 기념식을 통해 느낀 점은 앞으로 이와 같은 조국을 기리는 행사에 공짜영화 같은 것을 끼워넣어서 사람을 많이 모이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참석자수가 아니라 진심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시카고 한인동포들이 바라는 ‘새로운’, ‘깨끗하고 정직한’, ‘행복한’, ‘신명나는’, ‘웃을 수 있는’ 그런 한인사회는 동포들의 순수하고도 자발적인 참여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라 확신한다.

올해 광복절 대통령 경축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렇게 전했다. “70년 전 잃어버렸던 조국을 되찾고 불굴의 의지와 하나 된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건설한 선조들의 애국심과 위대한 뜻을 이어 받아 모두가 하나 되어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룩해 나가자”라고… 선조들의 애국심을 결코 잊지 않고 이어받아 하나되는 한인사회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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