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흔드는 트럼프···긴장 속 창설 70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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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 모인 나토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AP]

영국서 29개 회원국 한자리
트럼프 방위비 인상 공약속
“동맹들 신뢰붕괴 초래” 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창설 70주년을 맞아 29개 회원국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였지만 축하 분위기 대신 팽팽한 긴장이 감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증액을 고리로 나토의 근간을 흔든 데 이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까지 존립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70살 동맹은 잔칫상을 앞에 두고 벼랑 끝에 선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만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마련한 리셉션 등에 참석했으며 4일 인근 골프 리조트에서 서너 시간의 짧은 공식 회의를 갖는다. 나토는 이번 회의를 정상회의(summit)가 아닌 단순 만남(meeting)으로 규정하고 시종 로우키 대응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 왕립국방연구소의 말콤 찰머스 부국장은 신문에 “큰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아닌 충돌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관심이 쏠린 곳은 단연 트럼프 대통령의 입이다. 그간 ‘나토 무임승차론’을 설파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서 회원국들에 추가로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겠다고 공언해서다. 전날 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으로 떠나면서도 그는 “나는 미국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알다시피 미국이 너무 많이 내기 때문에 공정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방위비 압박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는 국가들을 향해 ‘채무불이행’(delinquent)이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불만을 드러냈다.
앞서 CNN 등에 따르면 나토는 2021년부터 미국의 운영비 분담률을 연간 16%(기존 22%)로 낮추기로 했으며, 일찌감치 회원국들은 국방 예산을 2024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기로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리한 요구는 나토 동맹의 핵심가치에 반하는 것으로, 신뢰 붕괴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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