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한파…34년만에 ‘눈보라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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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에 닥친 강추위로 34년 만에 첫 눈보라 주의보 경보가 내린 가운데 23일 해발 1,000피트 지역까지 눈이 내려 남가주 곳곳에 좀처럼 보기 드문 설경이 펼쳐졌다. 이날 앤틸롭 밸리 지역 14번 프리웨이 주변에 눈이 덮여 있다. [가주 교통국 제공]

역대급 추위·폭풍 강타

오늘부터 주말인 25일까지 겨울 폭풍의 위력이 최고조에 달해 역대급 한파 속에 이틀 내내 폭우가 내리고 일부 지역에는 폭설이 내릴 것으로 전망되며 주민들의 각별한 대비와 주의가 당부됐다.

국립기상청(NWS)은 LA 카운티, 벤추라 카운티 산악 지대에 눈보라 주의보(blizzard warning)를 24일 오전 4시부터 25일 오전 4시까지 발령했다. LA 카운티 산악지대에 눈보라 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지난 1989년 2월4일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미 23일 빅베어 지역에서는 상당한 양의 눈이 내리기 시작해 주민들은 며칠 동안 먹을 음식을 비축하기 위해 마켓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NWS는 이번 겨울폭풍 기간에 빅베어와 라이트우드 지역에 6피트 이상의 폭설이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많은 한인들이 찾는 등산 명소인 ‘마운틴 볼디’에는 역대급으로 많은 8피트에 달하는 눈이 내릴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등산객들은 겨울 폭풍 기간 동안 절대 마운틴 볼디를 방문해서는 안 된다. 이미 마운틴 볼디 리조트는 지난 22일부터 일시 폐쇄된 상태다.

23일 패사디나를 포함해 LA 지역에서는 가벼운 우박이 내렸다. 겨울 폭풍 영향권 안에 있는 동안 내륙지역에는 비가 내리고, 산악 지대에서는 폭설이 예보됐다. 1,000피트~2,500피트 지대에는 1~4인치, 2,500피트~4,000피트 지대에는 6~12인치, 4,000피트~6,000피트 지대에는 1~3피트, 6,000피트 이상 고지대에는 7피트에 달하는 눈이 내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남가주에서는 오는 일요일인 26일을 제외하고는 다음주 수요일인 3월 1일까지 비소식이 계속될 예정이다. LA의 경우 오늘(24일)부터 3월1일까지 낮 최고기온은 50도 중반 안팎이며, 최저기온은 40도대를 머문다. 특히 토요일인 25일의 최저기온은 39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는 예년보다 10도~20도 낮은 기온이다.

눈과 비, 강풍이 불어 닥치면서 남가주 곳곳에서는 물 범람으로 인한 홍수피해, 나무와 전신주가 쓰러지는 사고가 잇따를 가능성이 높아 주민들에게 안전사고에 대한 주의 또한 당부됐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CHP)는 “겨울폭풍 영향이 끝날 때까지 운전자들은 최대한 운전을 자제하고, 긴장을 놓쳐서는 안된다”며 “특히 장거리 운전은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LA 카운티 보건국은 “어린이, 노년층 또는 면역력이 약한 주민들은 추운 날씨에 특히 취약하다”며 “이들은 외출 시 보온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이 야외에 방치돼서는 안된다고도 경고했다. 보건국은 또 일산화탄소 중독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난로, 바비큐 그릴, 오븐 등을 사용해 집 안의 기온을 올려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LA 노숙자 서비스 기관은 셸터가 필요한 노숙자들을 위해 ‘겨울 셸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셸터의 위치와 교통편 정보는 웹사이트(www.lahsa.org) 또는 안내 전화(211)를 통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