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한글 투표용지 실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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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카운티 이사회, 24일 오전 관련 조례안 표결 예정

커미셔너 17명중 9명 찬성하면 통과···가능성 높아

내년부터는 쿡카운티 거주 한인 유권자들이 한글로 작성된 투표용지로 투표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쿡카운티 이사회에 상정된 관련 조례안(the Voting Opportunity and Translation Equity/이하 VOTE)이 오는 24일로 예정된 표결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한글 투표용지 캠페인을 벌여온 KA보이스의 손식 대표는 최근 본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쿡카운티 이사회의 스캇 브리튼 커미셔너(14지구/사진 좌), 케빈 모리슨 커미셔너(15지구)와 지속적으로 미팅을 갖고 조례안 상정을 위해 노력해 왔다. 마침내 9월 27일 두 커미셔너가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조례안은 오는 23일 법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4일 쿡카운티 이사회에서 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전체 17명의 커미셔너들 가운데 9명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되면, 내년 선거부터 쿡카운티 거주 한인 유권자들은 한글 투표용지를 이용해 투표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24일의 투표에서 조례안이 통과된다면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카운티인 쿡카운티에서 처음으로 한글 투표용지가 도입되는 것이다. 이는 더 많은 한인 유권자들의 투표참여를 유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커미셔너들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으므로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글 투표용지 실현을 위해 수년간 커미셔너들과 접촉하는 등 노력해왔으나 성과가 없었다. 그러다 2018년 선거 당시 14지구 커미셔너 후보였던 스캇 브리튼을 만나 건의했고 당선된다면 지원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15지구 커미셔너 당선자인 모리슨에게도 얘기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그 이후에도 지속적인 만남과 대화를 통해 마침내 조례안이 제출됐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손 대표는 “캠페인 시작 초기만 해도 커미셔너들이 자신들에게 외국어로 작성된 투표용지 조례안을 상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도 몰랐다. 또한 한인 3천명의 서명을 받아 쿡카운티 서기관실을 방문했을 때는 자신들은 권한이 없고 법무부가 결정해야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2016년 워싱턴주 킹카운티에서 카운티 커미셔너들이 관련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을 알게 됐고 카운티가 자체적으로 결정한다면 법무부의 관여사항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손식 대표 등 KA보이스 관계자들은 오는 24일 오전 10시 시카고 다운타운 소재 쿡카운티 청사에서 열리는 이사회 전체 투표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현재 미국에서 한글 투표용지가 제공되고 있는 카운티는 캘리포니아의 LA·오렌지카운티, 뉴욕의 퀸즈카운티, 뉴저지의 버겐카운티, 워싱턴주의 킹카운티, 버지니아의 페어팩스카운티 등이다.<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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