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대비하는 닛산, 영국 생산 주력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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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이 영국과 EU 간 무관세 혜택이 중단되면 EU 대신 영국 내 생산에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드러났다.[AP]

올해 EU와 무관세 합의 실패 염두
영국 선택···“점유율 4%→20%로”
선덜랜드 공장, 효율성도 높아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 닛산이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무관세 혜택이 중단되면 EU 대신 영국 내 생산에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드러났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이후 올해 말까지 양측이 무관세 합의에 실패해 관세장벽이 들어설 경우 영국 생산에 주력해 점유율을 기존 4%에서 20%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닛산이 지난해 말 브렉시트에 대비해 EU 내 생산 일부를 중단하는 대신 영국 선덜랜드 공장에서의 생산에 주력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밴 생산 공장을 폐쇄하고 프랑스 플랭스 르노공장을 통한 ‘미크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도 중단한다는 것이다.
이 방안은 지난해 12월 우치다 마코토 신임 닛산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하기 전에 마련됐다. 다만 사측은 이러한 비상대책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닛산은 유럽에서 영국 선덜랜드,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아빌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톨리아티 등에 조립공장을 두고 있다. 선덜랜드에서 전기차 ‘리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캐시카이’와 ‘쥬크’를, 바르셀로나에서는 픽업트럭 ‘나바라’와 밴 ‘NV200’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영국의 EU 탈퇴로 이제 EU 권역에는 스페인과 OEM 생산지인 프랑스 등이 남았다.
브렉시트로 갈라선 영국과 EU는 올해 말까지 EU 체제를 대체할 외교·교역 등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올해 말까지는 양측 교역에서 기존처럼 무관세 원칙이 지켜지지만 무역협정이 도출되지 않으면 이러한 혜택은 유지되지 못한다. 내년부터 EU에서 영국으로 들여오는 자동차에 관세가 매겨진다는 뜻이다. EU는 영국이 EU 규율을 지킬 경우에만 무관세 혜택이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EU 규정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맞서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영국과 EU 모두에 공장을 둔 닛산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EU에서 만든 상품을 들여오는 것보다 영국 내 생산에 주력하는 편이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포드·폭스바겐 등 경쟁사들이 영국으로 자동차를 들여올 경우 관세 때문에 가격이 비싸지는 반면 닛산의 영국산 자동차는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며 “이는 닛산의 영국 내 점유율을 기존 4%에서 20%까지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렉시트 이후에도 닛산이 영국 사업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선덜랜드 공장의 효율성과 투자액을 꼽는 해석도 나온다. FT는 “닛산 5개 주력차종 가운데 3종을 생산하는 영국 공장은 일본을 제외하고 가장 효율적인 공장으로 평가된다”면서 이미 영국에 40억파운드(약 6조2,828억원)를 투자한 닛산은 영국 공장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분석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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