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먹는 아메바’서부로 확산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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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네바다 호수 수영 10대 사망
치료제 없어 97% 치명률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른바 ‘뇌 먹는 아메바’가 서식하는 지역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미국 각지에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한 호수에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노출된 10대 아이가 최근 사망했다.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물속에서 사람의 코를 통해 뇌에 침투할 경우 세포를 파먹고 부종을 일으켜 심각한 피해를 초래한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2∼2021년 사이 미국 내 감염 사례가 총 31건에 불과할 정도로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문 편이다.
그러나, 일단 발병하면 치료제가 아직 없고 치명적이어서 1962∼2020년 사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환자 151명 가운데 무려 147명(97.3%)이 목숨을 잃었다. CDC는 초기 증상으로 두통, 발열, 구토 등이 나타나며 이후 목이 뻣뻣해지거나 발작, 환각 등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감염은 미 남부에서 발생해 왔고, 특히 텍사스와 플로리다주에 전체 발병사례의 절반가량이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과거에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서식하지 않던 미 중서부와 북동부 등에서도 최근 들어 피해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올 여름에는 중서부 네브래스카주와 미주리주에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 사례가 나왔고, 북동부에 위치한 아이오와주에서도 사상 첫 사망 사례가 확인됐다.
실제, CDC 분석 결과에 따르면 뇌 먹는 아메바의 서식지는 남부에서 중서부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북부 미네소타주 등에서도 서식이 확인됐다. 뇌 먹는 아메바의 서식 가능 온도는 25℃에서 46℃ 사이인데 지구온난화로 주서식지인 호수와 강 등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서식 범위를 넓힌 것이다.
UC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환경공학자 윈선은 따뜻해진 기후가 아메바의 생존과 성장을 촉진할 뿐 아니라, 사람들이 물에 들어가는 경우를 늘려 접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뭄 지역에서는 병원균이 수역에 집중되고, 홍수는 병원균을 토양이나 강물 등에서 집이나 건물로 이동시킨다”면서 “북부 지역 (호수 등의) 수온이 올라가게 되면 더 많은 감염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지아대 데니스 카일 전염병 및 세포생물학 교수는 아메바가 “치명률은 97%에 이르지만 99% 예방할 수 있다”며 따뜻한 민물에서 수영할 때는 다이빙 등을 하지 않고 코마개를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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