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강·절도사건에 시카고 고급 백화점에 총기탐지견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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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니먼마커스 백화점 홈페이지 캡처>

무장강도 색출하기 위해 배치···용의자 검거 성과 올려

연방 3대 도시 시카고가 늘어나는 강·절도 범죄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대형 백화점과 명품 매장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시카고 최대 번화가 미시간 애비뉴의 명품 전문 백화점 ‘니먼 마커스’는 최근 매장에 총기 탐지견을 배치해 용의자 색출 실적을 올렸다고 시카고 언론과 폭스뉴스 등이 7일 보도했다.

백화점 측은 전날 총기로 무장하고 매장에 진입해 명품 허리띠와 장신구를 훔쳐 나가던 데릭 레이섬(2

3)을 총기 탐지견으로 적발해 경비요원이 체포한 후 경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백화점 대변인은 “모든 고객에게 안전한 쇼핑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면서 “일부 매장에는 기존 경비요원들에 더해 특수 훈련된 총기 탐지견들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용의자 레이섬은 명품 브랜드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싯가 995달러(약 120만 원)짜리 벨트와 벨트 버클 2개를 옷 주머니에 각각 넣고 백화점을 빠져나가려다 붙잡혔으며 경비요원과 대치를 벌였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시카고 경찰은 “백화점 경비요원이 레이섬의 허리춤에서 장전된 권총과 탄약을 발견해 압류했다”며 “용의자는 100달러짜리 위조지폐 16장과 향정신성 약물도 함께 소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레이섬이 앞서 지난 1월 또다른 고급 백화점 노드스트롬에서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바 있으나 보석금 5천달러(약 600만 원)를 책정받아 보석보증금(10%) 500달러를 내고 가석방됐다면서 “전자발찌를 차고 법원의 모니터링을 받는 와중에 강도 행각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레이섬은 작년 9월 명품 매장 크리스찬 디올에 총을 갖고 들어갔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그러나 반복된 범행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레이섬을 절도·불법 무기 사용·규제 약물 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하는데 그쳤고 법원은 보석금 3만 달러(약 3천600만 원)를 책정했다. 보석 조건은 전자발찌 착용 및 니먼 마커스 백화점 접근 금지 뿐이었다.

시카고 도심 쇼핑가는 2020년 5월 미네소타 주에서 발생했던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촉발한 대규모 폭동 이후 크고 작은 강·절도 사건이 그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용의자 체포율과 기소율, 수감 비율은 극히 저조하다.

폭스뉴스는 레이섬이 보석보증금 3천 달러(약 360만 원)를 내고 곧 다시 풀려났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이 그동안 시카고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치안 부재와 ‘사법부의 솜방망이 처벌’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형사전문매체 ‘CWB 시카고’는 시카고 번화가의 고급 백화점에 총기 탐지견들이 등장한 것이 더 놀라운 일인지, 가석방된 범죄자가 전자발찌를 차고 무장강도 행각을 벌인 것이 더 놀라운 일인지, 그가 체포됐다가 금세 또다시 풀려난 것이 더 놀라운 일인지 알 수 없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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