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폭동·약탈···경찰과 총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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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새벽 시카고시내 다운타운 최대 번화가인 미시간 애비뉴 소재 상점들이 폭도들에 의해 약탈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를 입은 애플 스토어 매장 앞에서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시카고 다운타운 최대 번화가 미시간 애비뉴서
수백명 폭도, 심야에 상가 유리 깨고 약탈 충격

시카고 다운타운 최대 번화가에서 심야에 대규모 폭동과 약탈이 일어난데 이어 일부에서는 경찰과 총격전도 벌어지는 등 도심이 한때 마비됐다.

10일 시카고 트리뷴 등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자정 무렵부터 새벽 5시 사이 수백명이 ‘환상의 1마일'(Magnificent Mile)로 불리는 다운타운 번화가 미시간 애비뉴 소재 상점 유리창을 깨고 상품을 약탈했다. 경찰은 폭도들이 미시간 애비뉴의 애플과 베스트바이 등 대형 매장과 루이뷔통과 오메가 시계 등 고급 상점들을 돌면서 유리창을 깨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 샤핑백 가득 물건을 담아 달아났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차량이 몰려와 많은 사람을 각 상점 앞에 내려놓았다고 전했다. 일부는 PNC은행 등 은행 유리창을 깨고 침입했다고 경찰은 부연했다.

이들은 진압에 나선 경찰을 향해 사제 최루탄을 쏘고 돌을 던지며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카고 경찰 대변인은 “폭동 발생 약 5시간 만인 이날 오전 4시30분쯤 미시간 애비뉴 인근 레이크 스트릿에서 일부가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경찰을 향해 총격을 가했고 이에 대응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총에 맞은 경찰은 없으며 총격 용의자 가운데 부상자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중간 발표를 통해 “2명이 총에 맞고 100여명이 체포됐으며 경찰관 1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브라운 시카고시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은 ‘순전한 범죄행위'”라면서 “어떤 항의시위와도 연관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전날 오후 2시30분쯤 시카고시 남부 우범지역 잉글우드에서 발생한 총기 소지자와 경찰간 총격에서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총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총을 쏘며 달아나다 경찰의 대응 사격을 받고 쓰러져 인근 시카고대학 부속 병원으로 옮겨졌다. 브라운 경찰청장은 “사건 현장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잘못된 정보로 인해 분위기가 점차 과열됐다”면서 “이후 소셜미디어에 도심 번화가 약탈을 계획하는 게시물들이 잇따라 올라왔다”고 전했다. 경찰 당국은 도심에 400여명의 경찰관을 배치했으나 사태를 막지 못했다.

경찰은 오전 4시 무렵부터 상황을 제압할 수 있었으나 흩어진 사람들은 날이 밝을 때까지 곳곳에 흩어져 밴달리즘을 자행했고 이로 인해 전철과 버스 등 도심으로 향하는 교통이 전면 통제됐었다. 대중교통 운행은 오전 8시 이후 재개되고 통행을 막기 위해 들어 올려졌던 시카고강의 다리도 내려졌지만, 오전 9시30분 현재 도심 도로는 여전히 경찰 통제를 받는 상태다. 이로 인해 다운타운에 소재한 연방 법원과 쿡카운티 법원은 10일 하루 임시 휴무 조치를 내렸다. 시카고 경찰은 “오늘부터 당분간 오후 8시 이후 오전 6시까지 시카고 다운타운 진입이 통제된다”고 공표했다.

로리 라이트훗 시카고 시장도 긴급 회견을 열고, 사태를 규탄했다. 그는 “불법적인 약탈행위는 용서할 수 없는 범죄다. 도심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폭동과 약탈이 인근 지역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폭도 진압에 최선을 다해준 시카고 경찰의 노고에 감사를 전한다”면서 “약탈자들을 발본색원하겠으며 피해를 입은 비즈니스들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시정부도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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