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 탄력 바이든···다급해진 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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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가운데) 전 부통령이 3일 밤 LA에서 열린 행사에서 부인 질 바이든(왼쪽) 여사와 누이의 축하를 받으며 환호하고 있다.[AP]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이 3일 자신의 본거지인 버몬트주에서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호에 답하고 있다.[AP]
바이든, 블룸버그 지지 견인하며 중도 단일후보로
샌더스, 저력 여전···10일 ‘미니 수퍼화요일’ 승부처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지난달 29일 4차 경선과 지난 3일 ‘수퍼 화요일’ 경선을 거치며 주요 주자들의 교통정리가 이뤄지면서 ‘바이든 대 샌더스’의 완연한 양자 대결 구도로 압축된 것이다.
죽었다 살아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중도 대표 자리를 꿰차며 급부상하는 가운데 그동안 독주해온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주춤하는 양상이다.
특히 중도 진영의 유력 주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4일 경선을 포기하며 바이든 지지를 선언, 바이든은 수퍼화요일 승리와 맞물려 다시금 대세론에 탄력을 더하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1~2차 초반 경선은 바이든의 몰락 속에 혼전 그 자체였다. 1차 아이오와 경선에서 30대 신예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2차 뉴햄프셔 경선 땐 샌더스가 1위에 오르며 ‘부티지지 대 샌더스’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후 3차 네바다 경선에서도 샌더스가 압승하며 ‘샌더스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듯 했으나 4차 노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바이든이 낙승을 거두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백미는 전날 14개 주에서 동시에 치러진 수퍼 화요일 경선이었다. 전체 대의원의 3분의 1 이상이 걸린 승부처에서 바이든이 최소 9곳을 승리하며 미국 언론이 ‘기적’이라고 부를 정도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이는 강성 진보인 샌더스에 대항해 ‘반(反) 샌더스 연대’라는 중도 진영의 결집이 이뤄진 결과이기도 했다.
민주당 주류는 무소속인 샌더스로의 후보 지명을 마뜩잖아 한데다 강성 진보 이미지로는 11월 대선 패배는 물론 같은 날 치러지는 상원·하원 의원 선거도 참패할 것이라는 공포감도 갖고 있다.
그러나 난립한 중도 주자들의 표 분산으로 인해 샌더스가 1위를 차지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반 샌더스 전선’ 구축을 위한 결단이 이어졌다.
바이든이 지난달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압승하자 부티지지 전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 의원이 경선 중단을 결정하고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더욱이 바이든이 수퍼화요일 경선에서도 승리하자 중도 주자의 최대 경쟁자이던 블룸버그 전 시장마저 이날 하차하며 바이든 지지를 선언, 바이든이 비상할 확실한 날개를 달아줬다.
이에 따라 현재 민주당 경선 주자는 바이든과 샌더스 외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 털시 개버드 하원 의원까지 4명만 남았다.
지금까지 워런 의원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개버드 의원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함을 생각하면 한때 28명이 출사표를 던져 주자 난립 현상을 빚은 민주당 경선이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바이든과 샌더스의 승부로 좁혀진 것이기도 하다.
다만 중도 표심이 고스란히 바이든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고, 샌더스 역시 젊은층과 라티노를 중심으로 한 열성적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는 등 만만찮은 저력을 과시해 승부의 추가 어디로 기울지 예단하긴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오는 10일 미시간 등 6개 주에서 352명의 대의원을 놓고 치르는 6차 ‘미니 수퍼 화요일’ 경선이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대세론을 구축할지, 샌더스가 반전의 발판을 마련할지 가늠할 고비이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경선에서 맞붙었을 때 이들 6개 주 4곳에서 승리할 정도로 만만찮은 세를 확보하고 있다.
반면 17일 577명의 대의원을 놓고 경선이 열리는 4개 주는 샌더스가 힐러리에게 모두 패배한 곳이어서 바이든이 10일 ‘미니 수퍼 화요일’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17일 경선까지 여세를 몰아 확실한 1위에 오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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