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시카고 지역 한국전 참전용사와 만남의 시간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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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방부 유해발굴단 구영회 처장이 시카고 지역 6.25 참전용사 어르신을 만나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기 위한 증언청취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아직도 가족의 품에 돌아가지 못한 6.25 전사자 13만 명···고국의 책임으로 영원의 안식 찾아드려야”

대한민국 국방부 산하 유해발굴감식단이 미 중서부 지역에 거주하는 6.25 참전유공자를 만나고 전쟁 당시의 증언을 듣고자 시카고 지역을 찾았다.
18일 오전 구영회 유해발굴처장 및 미 국방부 실종자 확인국(DPAA) 관계자들은 나일스 소재 비비큐 가든에서 한인 참전유공자를 초대해 유해발굴 증언 청취 및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지난 2000년 6.25전쟁 50주년을 기념하며 발족한 유해발굴감식사업은 그간 국, 내외 참전용사 및 유공자들의 증언을 수집, 청취해 얻은 기록을 바탕으로 13,036구의 전사자 시신을 발굴, 수습해왔다. 2017년부터 미국에 거주 중인 한인 참전용사를 만나고 그들의 전투 당시 상황을 들어온 유해발굴단은 지난 2년 간 팬데믹의 영향으로 추진 중이던 한-미 협력 사업을 잠정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시카고 지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구영회 처장은 “마지막 한 분이라도 찾아서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드리기 위해서는 6.25 참전 유공자분들의 증언이 절실한 상황이다. 증언을 토대로 발굴 지역을 선정을 하고, 유해를 발굴하게 되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드릴 수 있는 국가적 책무를 완수할 수 있다”라며 사업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유해발굴단에 전쟁 당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청취장을 찾은 스무 명 가량의 한인 참전용사들은 오래전 떠나보내 가슴에 묻었던 전우들에 대한 기억을 꺼내 기록으로 남겼다.
6.25 당시 육군 포병으로 참전했다는 이원한 씨는 이날 한국 국방부와의 만남에 앞서 “집에서 떠날 때에는 옛날에 우리 전우를 아는 사람을 만나는구나 하는 기쁨이 있었고, 여기 문에 들어올 때부터는 옛날 생각, 또 나보다 먼저 떠난 사람들의 생각을 했다”며 “‘여기에 그분들은 못 오겠구나’(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해병대 소속으로 추운 겨울 강원도 지역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는 전병기씨는 전투 당시 참혹했던 상황을 전하며 “당시에는 뭐 이 전투 고지에서 내려오면, 그 강원도에 얼마나 추웠는지 모른다. 그러면 그 시체가 껌껌한 동태(가 됐다). 그러면 그걸 두 사람이 들어 던졌다. 근데 당시에는 그것이 무감각이었다. ‘뭐 죽는거야 나도 같이 죽을텐데’, 그렇게 생각이 됐는데”라고 회상했다. 한시간 반 거리 오로라에서 나일스 행사장까지 증언청취를 위해 흔쾌히 달려왔다는 전 씨는 “가끔 한국에 가면 동기생들이 많다. 근데 먼저 떠난 사람이 많은 게, 그게 제일 안타깝다”며 참전용사와 전사자들의 희생을 기억해아 한다고 당부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시카고 지역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캐나다 밴쿠버 지역 한인 유공자들을 만나 증언을 청취할 예정이다.
구영회 처장은 이번 미 중서부 한인 유공자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지난 2019년 추진되었던 미국 등 10개국 한국전 참전용사 증언 청취회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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