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보험사, 현대·기아차 자동차보험 안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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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동차 도난 빈발

미 전역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를 노린 도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스테이트팜과 프로그레시브 등 대형 보험회사가 덴버 등 일부 지역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소
유주들에게 신규 자동차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보험 가입 승인이 까다로운 지역은 오하이오주 컬럼버스와 콜로라도주 덴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등이다.
한인들도 많이 가입하고 있는 프로그레시브는 “현대와 기아에서 생산한 특정 모델이 최근 차량 절도범들의 주요 타겟이 되고 있다”며 “도난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부 지역에서는
승인조건을 조정해 이들 차량 소유주들의 자동차보험 신규 가입을 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트팜 역시 비슷한 이유로 현대차와 기아차 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덴버에 거주하는 한 기아 소울 운전자는 “소울 중고차를 구입하고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려 했지만 스테이트팜으로 부터 지금 시점에서는 보험가입을 승인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운좋게 보험가입 승인을 받았다 하더라도 보험료가 훨씬 높아져 운전자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 2020년형 현대 엘란트라를 운전하는 세인트루이스의 한 주민은 “프로그레시브에서 보험가입을
승인해 주긴 했지만 월 보험료가 350달러로 껑충 뛰었다”고 전했다.
절도범이 현대차와 기아차 차종을 골라 훔치는 이유는 미국에서 생산된 2011∼2021년형 기아차와 2015∼2021년형 현대차에 ‘이모빌라이저’가 탑재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모빌라이저는 차량 도난을 막기 위해 시동을 제어하는 일종의 보안장치로 자동차의 고유 보안 암호를 자동차 키에 심어, 시동을 걸 때마다 이 암호를 확인하는 장치다.
미국에서는 2021년 11월 전까지 해당 보안장치가 기본 탑재가 아닌 선택 사양으로 설정돼 있었다.
절도범들은 이같은 허점을 노려 자동차 키홀 주변의 플라스틱 커버를 뜯어낸 뒤 충전용 USB와 드라이버를 사용해 시동을 걸고 차량을 훔쳐 달아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도난율은 심각한 상황이다. LA의 경우 전체 도난차량의 20%가 현대차와 기아차였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선 현대차와 기아차 도난율이 전체 도난 건수의 38%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현대·기아차 도난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LAPD는 현대차와 기아차 소유주들에게 GPS 추적장치나 도난방지 핸들 잠금장치를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와 기아 미국법인은 “2021년 11월 생산된 차량부터는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스탠다드로 탑재돼 있다”며 “고객 안전과 차량 절도 방지를 위해 지역 경찰의 핸들 잠금장치 배포를 직접 지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니 & 굿프렌드’의 써니 권 대표는 “캘리포니아주에선 아직 보험사들이 현대차와 기아차 소유주의 자동차 보험 가입을 까다롭게 하고 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면서도 “현대차와 기아차 소유주가 워낙 많기 때문에
그같은 움직임이 캘리포니아로 확산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했다.
파머스보험의 스티븐 진 에이전트는 “보험회사들은 한해 동안 모델별로 자동차 도난으로 인한 손해율을 계산해 매년 신규 가입 조건을 변경한다”며 “현대차와 기아차를 운전하고 있다면 싼 보험을 찾아 보험회사를 옮기는 것보다
자신이 갖고 있는 보험을 그대로 유지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