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개솔린보다 비싸 “물가상승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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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가격이 개솔린 가격을 뛰어 넘으면서 고공행진을 지속하자 디젤 사용이 많은 화물운송업계와 건설업계의 원가 상승 부담도 커지고 있다. LA항에 대기중인 화물차. <뉴욕타임스>

가격 역전 현상···전국 평균 1달러 더 높아
트럭 등 운송업 ‘죽을 맛’···산업계 전반 타격

미국 내 주유소의 디젤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면서 개솔린에 이어 디젤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디젤은 화물차, 건설장비, 농기계, 심지어 스쿨버스 등 산업계 전반에서 사용되고 있어 디젤 가격 상승은 곧 산업계 전반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물가 인상 요소로 작용해 인플레이션의 또 다른 주범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개솔린 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의 여파가 채가시자 않은 가운데 디젤 가격이 개솔린 가격을 추월해 급등하면서 디젤 사용이 많은 화물운송업계를 비롯해 농업 및 건설업계 등 산업계 전반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국적으로 개솔린과 디젤의 동반 상승세의 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전국 개솔린 평균 가격은 갤런당 4.215달러. 그런데 디젤 디젤 평균 가격은 갤런당 5.109달러로 개솔린 가격을 훌쩍 상회하고 있다. 디젤 가격은 1달 전 평균 4.016달러이던 것이 한 달 새 1달러 이상 뛰어올랐다.

물류업체인 ‘CH로빈슨’의 맥 핀커톤 북미지역 본부장은 “디젤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승폭도 기록적이다”라며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디젤 가격이 개솔린 가격보다 더 비싼 역전현상이 벌어질 정도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다.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1달 넘게 장기화되면서 유럽에서 디젤 수입이 원활하지 않아 전 세계 디젤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글로벌 정유사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동률이 축소된 것도 디젤 수급 불안에 한몫했다. 미국의 디젤 재고는 올해 1억1,400만 배럴로 전년과 비교해 20.3% 감소했다.

디젤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곳이 화물운송업계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디젤 가격에 화물운송업체들은 “버티기에도 한계가 있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디젤로 운영되는 중장비가 많은 생산가공업체들도 디젤 가격 상승에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농기계와 건설장비 역시 디젤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디젤 가격 쇼크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비용 상승 부담의 고통을 받고 있다.

디젤 가격 상승이 산업 전반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을 자극해 사상 최고치의 인플레이션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연방준비제도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 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2월 현재 지난해에 비해 5.4% 상승해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포함한 2월 PCE 가격 지수는 전년에 비해 6.4% 상승했다.

개솔린 가격에 이어 디젤 가격 역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물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어 가격 상승 부담은 고스란히 미국 소비자 개인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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