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 하우스 (The Lake House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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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김(영화 칼럼니스트)

영화를 보는 이유중 하나는 세상사 무겁고 우울할 때 코미디나 사랑 이야기를 보면서 현실을 잠시 잊고 기분 전환하는 것일 수도있다. 엊그제 터진 텍사스 초등학교 총기 사건을 접하고 경악과 분노보다 절망과 무력감에 휩싸이게 된다. 10년전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그 끔찍한 비극 이후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 똑같은 일이 계속 일어난다. 만약 우리가 과거의 시점에 사는 인물과 소통을 할 수 있다면 현재에 벌어지는 비극을 미리 알려서 피하도록 할수 있지않을까. 넷플릭스에서 다시 찾아 본 이 영화는 감성적이고 아련한 사랑과 신비로운 느낌으로 적잖게 위로가 된다.
한국 영화 “시월애”(2000)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한창 때의 ‘키아누 리브스’와 ‘샌드라 불록’이 시간을 초월해서 편지를 주고 받으며 사랑을
키워간다. 아름답고 정감 어린 촬영이 곱다.
2006년 시카고, 의사인 ‘케이트’는 그동안 살았던 레이크 하우스를 떠나며 다음 입주자에게 현관 입구에 찍힌 개발자국은 자신이 들어 올때부터 있었다는 메모를 남긴다. 그녀가 떠나고 도착한 2004년의 건축가 ‘알렉스’는
의아해 한다. 집은 자신이 오기 전까지 방치된 채로 비어있었기 때문이다.
레이크 하우스를 수리해 가는 도중 알렉스의 개가 케이트가 말한 곳에 발자국을 남기자 놀란 알렉스는 케이트에게 답장을 보낸다.
2006년 발렌타인스 데이, 데일리 플라자에서 케이트는 교통사고를 목격하고 피를 흘리는 남자에게 응급 처치를 하지만 구하지 못한다. 케이트는 갑자기 레이크 하우스를 찾아가고 메일 박스에서 알렉스의 편지를 발견하고 답장을 쓴다. 2004년의 알렉스는 케이트의 답장을 읽게 된다. 두 사람은 그때부터
메일 박스를 통해 편지를 주고 받는다. 편지를 읽다가 그들 사이에 2년의 시간차가 있음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당시의 정보를 알려주고 소소한 디테일을 나누고 살짝 스치기도 하면서 서로를 그리워 한다.
알렉스는 케이트를 만나기 위해 2년후의 날짜로 식당을 예약한다.
약속 날짜가 케이트에게는 바로 다음 날, 약속 장소에 나간 케이트는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 알렉스에게 실망하고 편지를 그만 쓰기로 한다.
그 이후 두사람은 각자의 삶을 산다. 2008년 발렌타인스 데이, 케이트는 마음에 드는 집을 사기 위해 둘러보다가 레이크 하우스 드로잉을 발견하고 주인에게 묻는다. 주인은 자신의 동생이 설계한 집인데 동생이 2년전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말한다. 그제야 2년전 자신이 구하지 못한 교통사고 환자가 알렉스였음을 깨닫는다. 케이트는 알렉스를 사랑하며 자신을 찾지 말고 2년만 기다렸다가 다시 레이크 하우스로 와달라는 편지를 써서 메일 박스에 넣고 기다린다. 케이트가 두려움에 울고있는데 알렉스의 차가 진입로에 도착한다.
해피 엔딩에 마음이 놓인다. 잃을 뻔한 소중한 사람을 살아서 다시 보게 된다면 얼마나 감사하고 위로가 될까. 시간 차를 두고 소통하는 두 사람의 일상이 교차되며 미소를 짓게 된다.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는 세상에서 잠시나마 안심이 되는 스토리. 오늘이라도 넷플릭스에서 보고 힐링을 받아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