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 운영 한인자매에 벽돌 내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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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이 머리에 부상을 입은 모습.<존 윤씨 고펀드미>

메릴랜드 50대 흑인
문 닫는 시간 밀치고
다짜고짜 폭행 중상

아시안 겨냥 증오범죄 근절 촉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는 한인 업주 자매가 갑자기 들이닥친 흑인 남성에게 벽돌 등으로 무차별 폭행을 당해 부상을 입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일 밤 10시50분께 볼티모어 시내 원더랜드 리커스토어에 흑인 남성 한 명이 들어와 업주 윤모씨 자매에게 시멘트 벽돌로 폭행을 가했다. 피해 업주의 아들 존 윤씨가 유튜브에 올린 업소 CCTV 동영상에 따르면 가해자는 업소 문을 닫으려는 윤씨의 이모를 끌고 들어와 시멘트 벽돌로 머리를 내리치고 이어 쓰러진 피해자의 뒷머리와 앞머리를 재차 가격했다.
이때 업소 안에 있던 윤씨의 어머니가 이를 저지하려 가해자를 밀쳤으나, 가해자는 두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밖으로 질질 끌고 나가며 문 앞에서 다시 수차례 벽돌로 때렸다. 이같은 폭행에도 자매가 적극 저항하자 가해자는 도주했고, 머리가 찢어지는 피해를 입은 윤씨 자매는 인근 병원에서 25여 바늘 꿰매고 퇴원해 현재 집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에 나선 볼티모어 경찰은 사건 발생 하루 만인 3일 오후 데릴 도일스(50·사진)를 체포해 2건의 가중폭행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도일스는 폭행 직전 인근 한인 업소에서 언쟁을 벌이는 등 난동을 피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증오범죄가 아닌 단순 폭행범죄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들 윤씨는 그들의 치료와 회복을 위해 고펀드미에 사연을 올리고 기금을 모금하고 있다. 윤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가해자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며 “인종 증오범죄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금품 피해가 없고 전혀 이유 없이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윤씨는 또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생계를 위해 20년 이상 리커스토어를 운영해 온 엄마와 이모는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지역 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안면도 없던 흑인이 갑자기 가한 무차별 폭행에 맞서 용감하게 싸워 물리친 엄마와 이모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어 “사람은 누구나 똑같이 평등하다”며 “모든 증오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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