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자매에게 성탄 선물 전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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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사는 랜디 헤이스(우)로부터 성탄 선물을 받은 멕시코 자매.

애리조나 거주 미국인 헤이스 부부

멕시코와 미국 국경의 높은 담도 산타의 선물을 바라는 천진난만한 멕시코 소녀의 바람과 아이들과 성탄의 기쁨을 함께하려는 미국인 부부의 훈훈한 마음을 갈라놓지는 못했다.

8살의 멕시코 소녀와 국경 담 너머에 사는 미국인 부부간 따뜻한 사연이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파타고니아에 사는 랜디 헤이스(60)는 지난 16일 강아지와 산책을 하던 중 바람이 빠진 붉은 풍선과 거기에 붉은 리본으로 묶인 메모를 발견했다. 메모의 겉에는 ‘다야미’라는 이름이 쓰여 있었고, 안쪽에는 산타로부터 받고 싶은 선물 10개가 순서대로 스페인어로 쓰여 있었다.

가장 먼저 갖고 싶은 선물은 인형 장난감(Enchantimals)과 그들을 위한 집이었고, 그림 도구와 점토가 뒤를 이었다. 헤이스는 소녀를 찾아 선물을 전해주고 싶었다. 멕시코와의 국경으로부터 약 32㎞ 떨어진 곳에 살고 있던 헤이스는 이 풍선이 멕시코 국경도시인 소노라 주 노갈레스 시에서 넘어온 것으로 추정했다. 헤이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노갈레스의 라디오 방송국인 ‘XENY’를 접촉했고, 방송국은 지난 19일 헤이스가 소녀를 찾고 있다는 사연을 소개했다.

방송 후 1시간 만에 다야미의 가족과 연락이 닿았고, 방송사 측의 주선으로 헤이스는 아내와 함께 소녀를 만나기로 했다. 헤이스 부부는 매진돼 구하지 못한 인형 장난감 집을 제외하고는 소녀가 바라는 선물의 대부분을 준비, 차량으로 노갈레스까지 45분을 달려갔다. 또 다야미의 4살짜리 여동생을 위해서 따로 선물도 준비했다. 다야미 자매를 만난 헤이스 부부는 자신들이 “산타를 돕는 사람들”이라며 선물을 건넸고,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는 어린 자매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헤이스는 유일한 아들을 9년 전에 잃었다며 아이들과 크리스마스를 함께 하는 것은 자신과 아내가 꿈꿔오던 일이라고 밝혔다. 헤이스는 “국경을 따라 20피트(6m) 높이의 담이 있고, 그 담을 따라 가시철조망이 있지만, 그 어느 것도 아이의 믿음과 크리스마스 소원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애리조나 현지 방송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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