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소리의 교육철학을 되새기며 – Part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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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생에서 출생부터 6세때까지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며, 앞으로 펼쳐 나가게 될 모든 삶의 청사진을
제공하며 길잡이가 되어준다. 왜냐하면 아이가 태어나서 6세경에 이르기까지 심신의 발달은 물론 지성과
행동 발달의 기본을 다지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다각도로 거론되고 다방면에서
부각된 사실로서, 특히 아동교육에 공헌한 바가 매우 큰 몬테소리에 따르면, 대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보다도 오히려 유아기 시절에 이루어지는 ‘기초 공사’가 더욱더 중요하다.
오래전에 내가 한창 마리아 몬테소리의 교육사상에 빠져 있을 때였다. 나는 그녀의 교육철학과 방법론을
이론만이 아니라 실제로 보다 잘 이해하고 싶었다. 그래서 위스콘신대학교(플랫빌)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그리고 안식년 동안에도 기회가 닿는 대로 여러 몬테소리 학교들을 방문했었다. 언젠가는 미국의 일리노이
주에 있는 어느 몬테소리 학교에 갔었다. 난 며칠 동안 그 학교의 교실마다 일일이 방문하여 각종
교육현황과 실천사항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때 한 교실 벽에 유난히도 내 눈을 한참 동안 사로잡은
포스터가 걸려있었다. 그것은 바로 ‘마리아 몬테소리의 십계명’이었다.
몬테소리가 내놓은 ‘교육 십계명’의 전체적인 메시지는 바로 ‘아동 존중 사상’이다. 여기서 그 십계명의
내용을 간단히 언급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아이가 원하지 않는 한 아이에 대한 접촉을 절대로 삼간다.
또한 아이가 있든지 없든지 간에 아이에 대해 절대로 험담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아가 아이의 좋은 점을
살리고 장점을 개발하는 데에 주력한다. 게다가 양질의 학습환경을 조성하고, 항상 정성을 다해서 아이를
도울 준비를 하며 아이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아이의 실수를 받아들이고, 아이가 자신의 속도에 맞게
공부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며 강제로 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가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다양한
활동들에 도전해 보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아이를 끊임없이 사랑하고 인내심을 갖고 상냥한 말로
차분하며 온화하게 지도하고 보살핀다. 하지만 아이가 홀로 선다면 참여나 간섭을 삼간다. 마지막으로
항상 아이를 대하는 태도나 방식에 있어서 최선을 다한다.
사실상 ‘몬테소리의 십계명’은 철저한 아동 존중 철학에 입각하여 교육시에 주의할 사항들을 잘 요약하고
있다. 이러한 그녀의 교육철학, 즉 ‘아동 중심 교육’은 다음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유아교육의 목적은
어린이 자신의 본연의 학습욕구를 활성화시키는 것이어야 한다(The goal of early childhood education
should be to activate the child’s own natural desire to learn).” 사람은 출생 후 6세까지의 민감기 동안에
상당히 많은 발전을 이룬다. 특히 이 시기는 언어, 감각, 사회성, 관찰력 등 여러 가지 발달면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따라서 어른은 아이들이 자발성과 의지력을 살려 스스로 학습과 공부, 탐구에
전념하도록 강요나 통제보다는 안전하며 안정적이고 화기애애한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마음껏 자기 본연의 흥미와 관심사에 집중할 수 있다. 자고로 공부는 타인이 억지로 시키셔 되는
것이 아니다. 학습욕은 자연스럽게 일어나야 진정한 효과를 보고, 또한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법이다.
내가 방문했던 아이오와 주의 또 다른 몬테소리 학교의 교실에서 본 액자에 담긴 말도 참 인상적이었다. 즉
“한 명의 교사가 ‘아이들은 지금 마치 내가 없었던 것처럼 일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 교사는
진정으로 성공했다”는 것이다. 즉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아동의 자유의지와 독립성의 자연스러운
발현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이 얼마나 차분하고 평화스러운 학습 분위기인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