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소리의 교육철학을 되새기며 – Part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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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중심 교육은 밝은 미래를 위한 중요한 초석이요, 소중한 자산이다!” 나는 이 문장을 내 책 «몬테소리의 아동 중심 교육»(2021)의 프롤로그 제목으로서 내놓았다.
난 이 성명을 통해서 어린이는 우리의 밝은 미래이며, 그들이 바로 우리 모두가 처한 갈등과 혼돈의 세계를 이끌어갈 주역이라는 점을 제일로 강조하고자 했다.
따라서 성인은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아동의 장래와 행복한 삶을 위해서 가능한 모든 역량, 즉 전문가와 자원 등을 총동원하여 투자하고 교육해야 한다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당면한 문제들이 정말로 너무나도 많다. 우선, 전 세계적인 출생률의 저조 현상을 들 수 있다. 이렇게 저출산 및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서 한창 왕성하게 일할 나이인 젊은 층의 인구가 현저히 줄어들면,
국가와 사회의 경쟁력과 경제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게다가 날마다 매립되고 산더미처럼 쌓여가는 쓰레기는 말도 못한다. 또한 플라스틱은 종류에 따라서 재활용의 가능 여부 또한 다르며, 재활용 산업도 그 한계점과 어려움이 만만치 않다.
또한 가구를 만들 목적으로 끝없이 베어내는 나무들로 인해서 열대 우림과 산림 지역들이 파괴되고 있고, 토지의 오염과 황폐와 사막화 현상도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매일같이 뉴스들은 각종 생태계 파괴와 지구 온난화 현상, 사시사철 발생하는 이상기후 등 극심한 환경변화 실태와 사건들로 떠들썩하다! 물론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혐오성의 증오범죄(hate crime), 학교 내 폭력문화, 마약과 약물남용, 빈곤, 불평등, 그리고 값비싼 의료비용 문제도 여전히 심각하다.
더 나아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안타깝게도 소아 및 청소년들이 앓고 있는 긴장증(catatonia) 등, 각종 정신병의 정도가 심각해졌다.
그러면 아동들의 주의력과 인지능력은 또 어떨까?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의 아이들은 점점 더 짧고 빠른 속도의 ‘시각적’ 자극에 노출된다.

이렇게 동영상 시청에 너무 깊이 중독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또한 전체뇌를 능동적으로 사용하여 골고루 발달시킬 기회를 놓쳐버리고, 특히 전두엽의 성장과 발달에 지장을 가져오고 만다.
사실상 현실적으로 성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팝콘브레인(Popcorn Brain) 증상’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팝콘브레인 증상이란 사람들이 10분 이내, 혹은 1분도 채 안 되는 길이의 숏폼(short-form) 영상들,
즉 강렬한 내용의 시각적 자극들에 점차 중독되어 가는 현상을 말한다. 말하자면, 팝콘이 튀겨질 때처럼 아주 자극적인 현상들에 더욱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이는 유튜브에 영화나 각종 시사정보의 간략한 요약본들이 천지로 떠도는 현실로도 잘 알 수 있다. 문제는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접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사람들이 점점 더 느리고 지루한 것을 싫어하고,
마냥 조급해지고, 불안해하며, 까칠한 성격을 보이게 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인간은 어느덧 컴퓨터의 인공지능이 조정하는 알고리즘에 따라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쉽고 편하게 움직이고 행동하는 데에 익숙해져 버린다.
최근에 한 라디오 방송에서 들은 실제 이야기다. 데이트앱을 통해서 알게 된 두 남녀가 첫 만남을 가졌다. 그런데 서로 얼굴을 보고 대화하는 것보다 헤어진 후 각자 집에 가서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훨씬 더 편했다는 사연이었다.
그들은 물론 첫 대면을 하기도 전에 서로에 대해 이미 여러 가지의 정보를 나눈 상태였다. 옛날(!)에 내가 데이트했던 시절에는 그저 막연히 구식 전화기의 벨소리가 울리기를 기다렸고,
막상 얼굴을 봐야 본격적으로 솔직하고 진솔하게 그리고 오랫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자고로 데이트란 베일에 가려진 ‘신비스러움’이 있어야 ‘참맛’인데 말이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밝은 미래를 위한 희소식 또한 많다. 유전공학, 재활용품, 그린 수소에너지, 식물전기, 로봇수술, 스마트팜, 메타버스, 전기차, 천문 우주과학의 놀라운 발전 등등이다.

실로 첨단화의 시대가 아닌가. 하지만 우리 앞에 산재한 문재 또한 여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앞으로 보다 살기 좋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려면, 아이들이 잘 자라도록 교육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의 시작과 기초는 감각교육이다. 아동의 학습에는 시청각적 자극 외에도 촉각과 미각, 후각의 모든 사용이 필수적이다. 어린이가 스크린에서 벗어나 보드랍고 따뜻하거나 혹은 거칠며 차가운 느낌들을
경험하도록 천조각처럼 다양한 실제 세계의 사물을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풍부하게 제공하도록 하자. 그래야만 ‘팝콘브레인 인간’에서 그치지 않고, 보다 온전하고 창의적인 ‘융합형 인간’으로 자랄 수 있다.
이렇게 심신이 골고루 건강한 사람이 행복하고 보람찬 삶을 살며, 인류 세상이 직면한 숙제를 해결하고,
미래의 발전과 증진에도 최선을 다해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