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첩첩산중···개스값 이어 전기료도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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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개솔린 가격 인상에 이어 전기료 인상이라는 악재가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오리건주 포틀랜드 제너럴 일렉트릭의 전력 운영센터 모습. <뉴욕타임스>

올들어 전기료 최고 15% 올라···10년 래 최고
우크라 사태 장기화에 천연가스 가격 폭등 여파,
가주도 10% 상승···한인 등 서민 부담증가 우려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전국의 전기료가 올들어 1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이며 들먹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천연 가스 가격 급등에 따른 여파다. 전기 수요가 큰 여름 시즌이 다가오면서 전기료 급등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개솔린 가격 급등하더니 이번에는 전기료 인상 폭탄이 기다리고 있어 한인을 비롯한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더 커지면서 가뜩이나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워진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질 전망이다.

3일 뉴욕타임스(NYT)는 개솔린 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가계에 전기료 급등이라는 또 다른 가격 인상의 인플레이션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연방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주거용 전국 평균 전기료는 전년에 비해 8%나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여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올해 2월 전국 전기료 역시 전년에 비해 4% 가까이 상승했다. 2월 인상율로만 보면 최고 상승률에 해당된다.

플로리다, 하와이, 일리노이, 뉴욕 등의 전기료 인상률은 15%에 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캘리포니아도 10%의 인상률을 보여 전기료 급등세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보였다.

문제는 전기 수요가 정점에 달하는 여름 시즌을 앞두고 전기료가 인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름 시즌 냉방용 전기 수요가 늘면서 전기료 부담이 커져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국의 전기료가 상승하고 있는 데는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자리잡고 있다. 러시아가 자원을 무기화하면서 경제제재에 나선 유럽 국가들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제한한 데 따른 풍선 효과다. 천연가스에 의한 미국 전기 의존도는 40% 가까울 정도로 천연가스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미국 천연가스 기준물인 헨리허브 가격이 9% 넘게 폭등한 10만 BTU당 8.14달러로 치솟았다. 2008년 9월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천연가스 가격 안정을 위해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가격 안정화까지 이르려면 최소 1~2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에너지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전기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전기 수요는 오히려 늘어 가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현상이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여름은 평년에 비해 기온이 더 올라 폭염이 심할 것이란 예보가 나와 전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전기료 폭탄을 맞는 미국인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각 주정부와 전력회사들이 태양열이나 풍력 등 소위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데 투자를 하고 있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클 뿐 아니라 일정 수준의 전기 생산량에 도달할 때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돼 당장 전기료 인하에 무용지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향후 1~2년 사이에 전기료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 EIA는 향후 1년 이내에 킬로와트당 15센트의 전기료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1달에 1,000킬로와트를 소비하는 가계일 경우 월 150달러의 추가 전기료를 부담하는 셈이다.

개솔린 가격 급등으로 한차례 어려움을 겪었던 서민들은 이제 전기료 급등이라는 또 다른 악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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