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아시아계 절반 코로나 차별·증오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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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서치 센터 조사
32%는 폭력·위협 우려
“원인은 트럼프” 최다

미국내 한인 등 아시아계의 절반 정도는 코로나19 사태 후 인종차별과 비방 등 부정적 경험을 했으며, 특히 약 3명 중 1명꼴로 폭력이나 위협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급증한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 증가의 원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 센터는 미국내 영어권 아시안 아메리칸들을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퓨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영어를 구사하는 아시아계 성인 중 45%가 코로나19 사태 시작 이후 다음의 5가지 중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부정적인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누군가 자신에 위협이나 폭력을 가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 경우(32%) ▲누군가 자신이 근처에 있다는 사실 만으로 불편함을 나타낸 경우(27%) ▲누군가로 부터 인종차별적 농담이나 인종과 관련해 비방하는 말을 들은 경우(27%)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식의 말을 들은 경우(16%) ▲코로나19 사태가 너희 때문이라는 식의 말을 들은 경우(14%) 등이다.

퓨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또 아시안 성인 중 81%가 미국서 아시안에 대한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인종을 모두 합한 경우엔 아시안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56%였다.

미국에서 아시안에 대한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들이 그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코로나바이러스와 중국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들이었다. 응답자의 20%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나 ‘쿵 플루’로 부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종차별과 ‘증오 프레임’을 강화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한 응답자는 “트럼프가 인종차별주의와 약자를 괴롭히는 행위를 일반화시켰다”며 “예컨대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트럼프의 지속적인 아시안 비난은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아시아인을 차별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20%) 다음으론 인종차별주의(16%),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폭력 증가(15%), 코로나19 사태 피해를 아시안에 전가(12%)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이 외에도 무지(5%), 미-중 관계(4%), 잘못된 정보(4%), 아시안이 맞서지 않아서(3%), 언론(3%), 외국인 혐오증(2%) 등을 이유로 꼽은 응답자도 있었다.

미국내 아시안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아시안 증오는 더욱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데, 퓨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9년 사이 인종별 인구 증가율은 아시아계가 가장 높았다. 현재 아시아계 인구는 2,000만 명 이상이다. 또한 유권자 중에서도 아시안이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한편, 아시안들의 인종차별 경험은 코로나19 사태 전에도 많이 보고돼왔다고 퓨리서치 센터는 전했다. 자신의 인종 때문에 차별을 경험했다고 밝힌 아시안이 올 4월 조사에서 73%로 나타났으며 이는 2020년 6월의 73%, 2019년 2월의 76%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퓨리서치 센터는 전했다.<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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