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막히자 이민자들 칠레로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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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불법이민 증가에 칠레 정부 대응책 부심

남미 칠레 정부가 그칠 줄 모르는 불법 이민 행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가브리엘 보리치 정부는 지난 주부터 페루와 볼리비아 국경 지대 보안 강화를 위해 육군 군병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이는 급증세를 보이는 불법 이주 행렬을 차단하기 위한 긴급 조처다.

볼리비아와 맞닿은 국경도시인 콜차네의 하비에르 가르시아 시장은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승인되지 않은 통로를 통해 매일 최대 400명의 불법 이민자가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이민자는 최근 1년 새 지속해서 늘어난 것으로 현지에서는 보고 있다.

불법 입국자 즉각 추방을 확대한 미국 정부 방침 속에 멕시코까지 가는 험난한 여정을 포기하고 차선책을 선택하는 기류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대체로 베네수엘라 출신인 이민자들은 칠레 접경에 도착하자마자 마을 주변에 텐트를 친 뒤 거리를 다니며 먹거리를 얻거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 굶주림이나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칠레 북부 지역으로의 이주민 행렬 증가는 1년 전 이맘때에도 사회 문제화한 바 있다.

칠레는 남미 국가 중에서는 비교적 정치·사회적으로 안정된 국가다. 국가 경쟁력이나 삶의 질, 부패 지수 등에서도 중남미 전체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4년에는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