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건시스템 속 아시안 분류법 세분화위해 학계·소수계 발 벗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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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별 유병률 천차만별인데···미국에선 그냥 다 아시안?’

출신 국가와 민족별로 다른 질병 유병률에도 불구하고 ‘아시안’으로 통일되어 조사되는 아시안계 관련 보건 데이터에 대해 학계와 소수계 관련 기관이 개선이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중국계 미국인은 전체 인구보다 암 발생 비율이 높고, 베트남계 미국인의 경우 B형 간염의 보균비율이 미국 전체 인종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남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심장병과 비만을 앓고 있는 비율이 전체 인구 대비 월등히 높다.
그러나 미 보건 시스템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아시안 민족별 데이터가 없는 실정이다. 아시아계 미국인은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여, 민족이나 출신 국가와 상관없이 단일계통으로 취급받고 있다.
최근 소수계 관련 이슈를 다루는 언론사 에스닉 미디어 서비스와 스탠포드 대학교 아시안 보건 연구-교육 센터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여 해당 주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나눴다. 스탠포드 의대 교수이자 아시안 보건 센터를 창립한 브라이언트 린 박사는 “우리는 하나의 거대한 집단이긴 하지만 단일조직은 아니다”라고 세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스탠포드 대학교에서도 아시아계 건강데이터의 세분화를 추진했지만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린 박사는 세미나에서 “역사적으로 계속되어 온 인종차별을 생각했을 때 자신이 어느 인종인지 체크하는 것에 대해 우려되는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세미나에 참여한 또 다른 의사인 윈스턴 웡 박사는 “아시안의 데이터를 세분화 할 능력은 이미 갖춰져있다. 그러나 정치적 의지와 미 전역의 보건 시스템의 리더십이 부족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아시안 미국인의 연구참여율도 데이터의 미세분화 때문일 수도 있다고 학계는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의 간호대학 교수인 밴 타 팍 박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시안-태평양계 연구와 교육에 대한 공동의 접근법”이라는 연구를 실시해, 약 9천 3백명의 연구 참가자를 선발했다. 연구 참가자는 한국어, 중국어, 광동어, 힌디어, 베트남어 등 6개 국어를 구사하는 다양한 민족 출신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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