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철군 시작하자···아프간 폭탄테러 200여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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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철수 일정 발표 이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난 8일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68명이 숨지고 165명이 다쳤다. 테러 현장에서 테러에 이용된 자동차의 잔해가 나뒹굴고 있다. [로이터]

학교 앞서 발생···피해자 대부분 여학생들
아프간, 탈레반 비난···탈레반은 연루 부인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서부의 한 학교 인근에서 8일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55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 대부분은 학생들로 특히 여학생이 많았다고 당국은 밝혔다.

이날 테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9월11일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을 철수를 완료하겠다고 발표한 뒤 지난 1일부터 철군에 돌입한 직후 발생했다. 사망자 수는 최소 68명, 부상자는 165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교육부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학교는 여학생과 남학생이 3교대로 수업을 하며, 두 번째 수업은 여학생들을 위한 것이다. 현지 TV는 피로 물든 도로 여기저기에 학생들의 책과 가방이 흩어져 있고, 주민들이 희생자들을 돕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을 보여줬다.

보건부 대변인은 성난 군중들이 구급차를 공격했으며 심지어 보건 요원들을 구타했다면서 주민들에게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 목격자는 “학교 정문 앞에서 차량 폭탄 폭발 사건이 있었다”며 희생자 중 7∼8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여학생들이라고 전했다.

그는 “탈레반은 불법 전쟁과 폭력을 확대해 위기를 평화적이고 근본적으로 해결하길 꺼리고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이번 사건 연루 주장을 부인하고 오히려 이 사건을 비난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이러한 극악무도한 범죄에 대한 책임은 오직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에만 있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고 평화회담 재개와 휴전에 동의하도록 탈레반을 압박하고 있는 파키스탄 정부도 이번 공격을 비난하고 나섰다.

카불 주재 미 대사 대리인 로스 윌슨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수십 명을 살해한 아이들에 대한 이 용서할 수 없는 공격은 아프간 미래에 대한 공격이며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로이터는 “이날 폭발은 수년에 걸쳐 이슬람국 무장 세력의 잔혹한 공격에 직면했던 시아파 무슬림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아프간 카불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월 11일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을 철군하겠다고 지난달 밝힌 뒤 고도의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아프간 당국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이후 탈레반이 전국적으로 공격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폭탄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탈레반과의 협상을 통해 올해 5월1일까지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키로 합의했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9·11 테러 20년을 맞는 올해 9월11일까지 철수를 완료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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