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학부모, 자녀 식비 대느라 빚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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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는 자녀들의 식비가 늘어나면서 빚을 지게 되는 미국 학부모들이 25%에 달하고 있어 또 다른 사회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로이터]

휴교 영향 식료품 지출 몇 달새 10% 이상 늘어
최근 여론조사···4명 중 한 명 ‘부채 경험’ 응답

미국 내 학부모 4명 중 1명꼴로 자녀들의 식사 비용 부담으로 빚을 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휴교 기간이 길어지면서 가정에서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과 식료품의 가격 인상이 더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시대’라는 특수한 환경이 빚어낸 진풍경이다.

USA투데이는 신용점수 제공서비스 업체 ‘크레딧 카르마’(Credit Karma)가 최근 1,000여명의 미국 내 부모들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자녀들의 식비 경비를 감당하기 위해 빚을 진 적이 있다고 답한 학부모들이 25%에 달한다고 18일 보도했다.

크레딧 카르마에 따르면 학부모들이 자녀 식비 부담을 지게 된 것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휴교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휴교가 시작돼 한 학기 전체가 가정에서 온라인 원격 학습으로 진행됐다. 평상시 같으면 자녀들의 아침과 점심 식사는 모두 학교 급식으로 해결돼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필요 없었다.

학교영양협회(School Nutrition Association)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에 하루 3,000만명의 학생들이 학교 급식을 이용해 아침과 점심 식사를 해결했다.

대부분이 무료 급식의 혜택을 보고 있었으며 비용이라고 해봐야 초등학교 기준으로 한끼에 2.50달러 수준으로 저렴한 가격이었다.

결국 코로나19 사태로 취해진 휴교 조치로 가정에서 원격 수업을 받고 있는 자녀들의 아침과 점심 식사는 고스란히 학부모들의 몫이 되고 말았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일부 교육구에서는 무료 급식을 제공했지만 이용률은 50%도 채 되지 않을 만큼 저조했다. 직장일 때문에 무료 급식 수령 장소에 가는 일이 쉽지 않을뿐더러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현상이라는 게 학교영양협회의 분석이다.

자녀들의 식비 부담에 가중된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물가 인상이다. 연방 인구조사국의 물가 지수 조사에 따르면 계란에서부터 버터에 이르기까지 식재료 가격이 인상되면서 자녀 2명을 둔 학부모들이 그로서리 마켓에서 7월 한달 동안 쓴 비용이 지난 4월에 비해 10%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음식 배달에 사용 비용도 25%나 급증해 학부모들의 식비 부담이 가중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한 학부모들의 경우 자녀들의 식비 부담은 결코 웃어 넘길 현상이 아니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오는 2학기 역시 온라인 원격 수업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지역이 많다 보니 학부모들의 부담 역시 쉽게 사라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전망이다.<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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