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역대최대 비축유 방출 결정하면서도 IEA와 논의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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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6개월간 하루 100만 배럴이라는 역대 최대규모 전략비축유 방출을 올 3월 결정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배제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9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3월 31일 총 1억8천만 배럴의 전략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할 때까지 IEA와 31개 회원국이 관련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시작부터 기본적으로 일방적이었던 (미국의) 비축유 방출로 IEA가 당황스러운 입장에 처했다”고 말했다. 사실이라면 미국이 IEA와 상의해 비축유 방출 시기와 규모를 정하던 전례를 깨뜨린 것이다.
IEA는 그 이튿날 열린 장관급 회의에서 비축유 방출에 의견을 모은 데 이어 8일에는 IEA 회원국들이 1억2천만 배럴의 비축유를 내놓기로 한 계획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6천만 배럴은 미국이 방출하기로 한 1억8천만 배럴의 일부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을 제외한 IEA 회원국들이 방출할 비축유는 6천만 배럴 규모인 셈이다. 비축유 공동 방출시 IEA 회원국은 전체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 방출한다는 원칙에 부합하려면 전체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과 나머지 IEA 회원국이 동일한 규모를 방출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미국처럼 다량의 전략비축유를 보유한 나라가 없는 까닭에 미국을 제외한 회원국의 방출 규모는 6천만 배럴에 그쳤고 IEA는 이를 두루뭉술하게 포장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에너지 공급·가격 안정이라는 전세계적 문제에 미국이 이처럼 일방적인 행동에 나선 것은 미국과 IEA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IEA의 존재의의를 약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관련 소식통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글로벌 에너지 대란으로부터 소비국들을 보호하기보다는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잡는다는 국내 정치적 이유로 전략비축유를 사용하는 데 IEA 회원국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IEA는 올해 비축유 공동방출 준비 과정에서 미국을 비롯한 회원국들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하지만, 미 에너지부는 “미국과 다른 IEA 회원국들은 IEA 공동행동과 별개로 전략비축유를 독자적으로 방출할 수 있고, 그렇게 해 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에너지부는 3월 31일 1억8천만 배럴 규모의 비축유 방출 계획 발표를 앞두고 IEA와 시기나 규모를 상의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백악관은 로이터 통신의 관련 질의에 즉각적으로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정부는 작년 11월에도 독자적으로 5천만 배럴 규모의 전략 비축유를 방출한 바 있다.
당시, 한국과 영국, 일본, 중국 등도 비축유 방출에 동참했으나 IEA는 공급 차질이 당장 개입해야 할 만큼 대규모로 가시화하지 않았다며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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