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복입고 뉴욕주 슈퍼마켓서 무차별 총격···10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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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동네에서 백인남성 추정 용의자 체포

주말인 14일 뉴욕주의 한 슈퍼마켓에 방탄복을 입은 괴한이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해 10명이 숨지는 참극이 벌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를 체포하고 백인우월주의와의 관련성 여부 등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AP통신과 NBC뉴욕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께 뉴욕주 북부 버펄로의 슈퍼마켓에 군복 스타일의 옷에 방탄복까지 입은 괴한이 소총을 갖고 들어와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 괴한은 총격 범행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수사 당국은 보고 있다.

버펄로 시장은 13명이 총격을 받았고, 이 중 1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소총 2정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직후 슈퍼마켓 주차장에 들어온 목격자 브래딘 케파트(20)와 셰인 힐(20)은 지역 매체에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군복 차림의 백인 남성이 검은색 헬멧을 쓴 채 소총을 들고 슈퍼마켓을 빠져나오는 장면을 봤다고 전했다.

케파트는 “그 남성은 자신의 턱에 총을 대고 서 있었다”면서 “그는 헬멧을 벗고 총을 떨어뜨린 뒤 경찰에 제압됐다”고 말했다.

버펄로 도심에서 5㎞ 떨어진 총격 현장은 대부분 흑인들이 사는 주거 지역이다.

전날 총격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는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페이튼 젠드런(18)이다.

10명이 생명을 잃은 총격 사건 직후 인터넷에선 범행과 관련해 피의자가 성명을 게재한 사실이 확인됐다.

180페이지 분량의 성명에는 피의자는 스스로를 파시즘을 신봉하는 백인 우월주의자로 규정했다.

그는 미국의 권력층이 백인 인구를 줄이기 위해 유색인종 이민자의 적극적인 유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음모론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명서에는 미국의 백인 사회와 문화가 유색인종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불안감과 함께 이민자에 대한 증오심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피의자는 지난 2019년 3월 뉴질랜드 백인 우월주의자가 이슬람 사원에서 총기 난사로 51명을 살해한 사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 현장으로 가는 장면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 젠드런은 뉴질랜드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도 온라인으로 생중계를 했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모두 그 동영상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젠드런은 범행에 사용한 총기에 흑인에 대한 경멸적인 욕설을 적어놓기도 했다.

NYT는 총기에 인종차별적 욕설을 적은 것과 범행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 것은 모두 뉴질랜드 총격 사건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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