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을 즐긴다는 게 젊음의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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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학교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사진=수요학교>

시카고 한인사회 실버대학 탐방···③

2001년 개교 18년 전통의 한미장로교회 부설 수요학교

아이타스카 타운내 한미장로교회(담임목사 임무영) 부설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수요학교는 시카고지역에서 연장자들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문을 연 실버대학이다. 2001년 5월 23일 문을 연 이래 18년이란 오랜 역사 만큼이나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해왔다. 탄탄한 프로그램으로 지식을 넓히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은혜로운 예배와 말씀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영혼 구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덕분에 수요학교에 다니는 연장자들의 얼굴에는 온화한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이번 가을학기에 등록한 연장자들의 연령은 50세부터 80세까지 다양하다. 연장자를 위해 시작되긴 했지만 나이제한은 없다. 수요학교의 봄 학기는 3월 첫째 주, 가을학기는 9월 첫째 주에 각각 시작하며 매주 수요일(오전 10시~오후 3시20분) 총 12주간 진행된다. 종강식때는 각 반마다 배운 것을 나누는 발표회도 갖는다.

 

수요학교 송성호 교장, 이종형 6대 목사 겸 수요학교 창립자, 임무영 8대 담임목사(왼쪽부터).

임무영 목사는 “수요학교에 오시는 모든 분들께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 수요학교는 18년 전 문을 열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오직 복음을 전하고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힘써왔다. 나이에 관계없이 열정을 갖고 배움을 즐긴다는 게 젊음의 증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프로그램을 통해 지식을 넓혀가시길 바라고 예수를 모르시는 분들은 주님을 알아가는 삶의 전환점이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장로교회 역사책을 편찬했었는데 수요학교의 역사를 살펴보며 큰 선견지명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당시에 늘어나는 연장자들을 위한 사역을 준비하고 시작해 그 덕에 다른 곳들에도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 연장자 사역은 교회가 포기할 수도, 해서도 안되는 중요한 사역이다. 앞으로도 성도들과 함께 수요학교의 역사를 이어가 어르신들께서 구원의 확신을 갖고 살아가실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은퇴한 의사로 장로인 송성호 교장은 “내가 바라는 우리 또래의 시니어들의 모습은 건강한 모습으로 웃음을 잃지 않으며 항상 친절한 모습으로 남을 대하는 것이다. 후세들에게 모범이 되고 사회를 위해 봉사하며 도움이 필요한 자들에게 솔선해서 도와주는 시니어들이 돼야한다고 본다. 우리 수요학교가 많은 연장자들에게 여가를 선용하며 전문분야 강사들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배울 수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수요학교를 처음 시작한 이종형 6대 담임목사는 “수요학교를 열게 된 계기는 당시 많은 한인교회들이 주일학교 등 어린이들의 신앙교육에는 힘썼지만 점차 늘어나는 연장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최용규 장로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 이만큼 발전시켰다. 이후에 다른 교회나 기관들이 우리 것을 많이 배워갈 만큼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교회는 하나님의 백성을 돌보는 것이다. 수요학교가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의 영혼, 정신, 관계를 돌보고 섬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수요학교 참석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쁜 마음을 “와!”를 외치며 표현하고 있다.

수요학교의 프로그램은 ▲경건의 시간 및 특강(오전 10시~10시25분) ▲노래교실(오전 11시30분~11시55분) ▲건강체조(정오~오후 12시30분) ▲점심식사 및 친교(오후 12시30분~1시10분) ▲특별활동(오후 1시15분~2시15분)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경건의 시간에는 임무영 목사를 비롯해 영적 지도자들의 인도로 뜨거운 기도, 예배, 찬양으로 복음을 전하며 은혜로운 시간을 갖는다. 이어 시사해설, 심장질환, 음악, 정신의학, 기독교, 부동산, 문학,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초청돼 연장자들을 대상으로 수준높은 강연을 제공한다. 점심식사 및 친교 시간 이후에는 생활 스페인어, 뜨개질, 서예·동양화, 디지털 호른, 성서, 스마트폰, 자유토론 등 다채로운 특별활동도 마련돼 있다. 2년전에 개설된 난타반은 여전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한 학기에 50달러만 받고 운영할 수 있는 배경에는 수요학교를 위해 물심양면 애쓰는 한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한미장로교회 성도들로 은퇴 목사, 심장전문의, 전문 음악인, 부동산 및 재정 등 전문가, 문학인 등이 자발적으로 재능기부를 해 특강을 하고 있다. 또한 건강한 음식들을 제공하는 손길에도 교회 성도들의 사랑이 듬뿍 담겼다.

서예·동양화 강사로 봉사하고 있는 심형란 총무는 “수요학교는 교회에서 시니어 사역의 일부로 지원을 받고 있고 개인 후원과 기부도 많이 해주시고 계신다. 또한 전문분야에 종사하시는 성도들께서 수준높은 강연을 제공해주시는 등 수요학교를 위해 봉사해주고 계신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우리 수요학교는 나이 제한이 없다. 누구나 오셔서 함께 하실 수 있다. 언제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2001년부터 다닌 학생이자 뜨개반 강사로 봉사중인 권순희 권사는 “수요학교가 문을 연 날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다니는 중이다. 처음에는 학생으로 등록했는데 뜨개반 강사님의 수제자가 될 만큼 뜨개질에 큰 재미를 느끼고 열심히 배우다보니 이제는 강사가 됐다. 다른 분들을 도와서 뜨개질로 조끼와 아기옷 등을 만들고 있다. 매주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이애존 권사는 “수요학교 학생들께 제공하는 음식들은 모두 건강식이다. 고등어구이부터 각종 야채와 나물 등 다양한 음식들을 제공하고 연장자들께서 좋아하시는 떡들은 늘 내놓고 있다. 우리는 되도록이면 집밥처럼 따뜻하고, 짜지 않고, 담백한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앞으로도 어르신들께서 건강한 음식을 드시고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요학교는 아이타스카 타운내 한미장로교회(1149 W Bloomingdale Rd.)에서 열리며 봄·가을학기 등록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등록비는 학기당 50달러다. 관심있는 한인은 교회 사무실(630-250-0102)로 연락하면 된다.<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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