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리’를 지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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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을 대통령 후보로 등록한 롱그로브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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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완견 베일리를 대통령 후보로 등록한 롱그로브 거주 제이콥(좌)-조나단 루빈 형제.<트리뷴>

 

시카고 북서부 서버브 롱그로브에 거주하는 제이콥(14)·조나단(12) 루빈 형제가 자신들의 애완견인 ‘베일리’(Bailey D. Dog)를 차기 미국 대통령 후보 명단에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고 25일자 시카고 트리뷴지가 소개했다.

루빈 형제의 검은색 래브라도 리트리버종인 베일리는 아이디 ‘P60009883’로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정식 등록된 약 800명에 달하는 대통령 후보중 하나다. 루빈형제는 대통령 후보등록에 필요한 양식 ‘Form 2’(Statement Of Candidacy)를 온라인으로 작성했다. 스티븐슨고교에 재학중인 형 제이콥은 “대통령 후보 등록은 FEC로 양식을 이메일로 보내거나 온라인상으로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루빈 형제의 엄마 쥬디는 “남편과 내가 지난주 플로리다를 다녀온 사이 아들 둘이 베일리를 대통령 후보로 등록하자고 얘기가 오간 모양이다. 아이들이 무슨 의도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제이콥은 “베일리는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났고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사람나이 4~5세로 추정되며 개 나이로 환산하면 35세정도 되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 등록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베일리는 한때 유기견으로 홈리스를 도울 줄 알고 안락사되기 직전 쉼터에서 구조됐기 때문에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민주 사회주의자”라고 덧붙였다. 베일리 후보(?)의 선거캠페인 웹사이트는 bailey2016.weebly.com이며 슬로건은 ‘Forward Pawgress’라고.

헌법에 의하면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사람’이며 ‘미국 시민권자’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만약 베일리가 사람이었다면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한편 8월 24일 현재까지 등록된 FEC 대선 후보자 명단에는 총 798개 이름이 등록됐는데, 이는 2008년 366개, 2012년 419개 보다 훨씬 늘어난 수치다. 이중에는 가상이거나 가짜인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물의를 일으킨 유명 쿼터백 탐 브래디의 재판받는 모습을 의미하는 ‘탐 브레디스 스케치’(Tom Brady’s Sketch)라는 이름과 애리조나주의 고양이 이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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