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스 독일맥주 아냐? 미국산인데 속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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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법원, 소비자 오인케 한 벡스 맥주 배상합의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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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집단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의 터커 론제티 변호사가 법원의 화해 승인 전날인 19일, 벡스 12병 들이 박스의 바닥면에만 작은 활자로 미국에서 생산된 것임을 알리는 문구가 적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AP>

 

미국에서 생산된 벡스 맥주를 독일산인 것처럼 오인케 한 업체가 소비자들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주게 됐다.

마이애미주법원은 지난 20일, 세계 최대 맥주업체 안호이저부시(AB)-인베브의 벡스 맥주 소비자 집단소송과 관련, 총 2천만달러의 배상 합의안을 승인했다. 2013년 미국내 소비자들은 벡스가 비싼데도 독일산 수입맥주인 것으로 알고 구입해왔으나 실제는 미국에서 생산된 것임을 뒤늦게 알았다며 AB인베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측은 AB인베브의 광고와 포장 문구가 사실이긴 하지만 소비자들의 오인을 유도, 기만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차별적 맛을 내는 독일산 원료를 사용해 독일에서 생산된 수입 프리미엄 맥주로 생각, 매주 6병이나 12병들이 한 상자를 사 왔는데 미국산이라면 굳이 비싼 값에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벡스 맥주 포장에는 큰 활자로 ‘독일 품질'(German Quality)이라고 표기돼 있고, ‘1516년 (제정된) ‘독일 맥주 순수령’ 하에 만들어졌으며, 독일 브레멘 원산(originated)’이라고 적혀 있었다. 반면 미국서 제조됐다(Made in USA)는 사실은 잘 보이지 않는 곳에 깨알같은 크기로 표시했다. 6병, 12병, 20병 들이 종이박스의 경우엔 바닥을 뒤집어야 작은 글씨의 실제 생산지 표기를 볼 수 있었다.

벡스는 독일 브레멘에서 1873년부터 생산된 유명 맥주로 2002년 벨기에의 AB인베브가 인수했다. AB인베브는 2012년부터 미국내 판매 제품의 경우 미조리주 세인트루이스 공장에서 생산해왔다. 이 공장에선 버드와이저 등 이 업체의 다른 상표 맥주도 생산되고 있다. 소송이 제기된 이후 AB인베브는 미국에서 생산됐음을 잘 알아볼 수 있도록 표기를 바꿨으며, 지난 6월 원고 측과 총 2천만달러의 배상금을 지불하는 화해안에 합의했다. AB인베브는 그러나 법규를 위반한 일은 없으며 진실된 영업활동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다만 소비자 혼동 우려 문제가 제기돼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날 법원이 합의를 최종 승인함에 따라 2011년 5월 이후 벡스 맥주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지정 웹사이트를 통해 11월 20일까지 청구하면 배상받을 수 있다. 배상액은 1병 또는 1캔당 10센트, 6개 들이는 1상자당 50센트, 20병들이는 1.75달러꼴이며 영수증을 첨부하면 가구당 최대 50달러까지 받게 된다. 영수증이 없어도 12달러까지 배상받을 수 있으며, 소매점이 아닌 술집이나 음식점에서 구입한 것은 배상 대상이 아니다.

AB인베브는 2012년 미국에서 벡스 260만상자를 팔았으며 상자당 판매가는 평균 27달러였다.원고측은 약 170만가구가 배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집단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은 비용을 포함해 총 350만달러를 별도로 받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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