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연방대법원, 결국 DACA 폐지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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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CA 폐지 여부에 대한 공개 변론이 시작된 12일 워싱턴 DC 연방 대법원 앞에서 이민 권익 활동가인 한인 홍주영(앞줄 맨 왼쪽)씨와 드리머들이 청소년 추방유예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AP]

트럼프 행정부 행정명령 심리 첫날
로버츠 대법원장 등 5명 폐지 입장 비쳐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 존폐 여부에 대한 연방 대법원의 심리가 12일 시작된 가운데 DACA가 결국 폐지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첫 날 심리에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포함한 보수 성향 대법관 5명이 트럼프 행정부 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약 8,000명의 한인을 포함해 약 70만명에 달하는 ‘드리머’들이 위기로 내몰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LA 타임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DACA 프로그램 중단 행정명령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을 따지는 이번 연방 대법원 심리 첫 날 보수 성향 대법관 5명 전원이 DACA 폐지를 지지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연방대법원 9명 대법관의 성향은 보수 5대 진보 4로 나뉘어져 있다. 이중 보수 성향 대법관들은 젊은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생활하고 일할 수 있게 한 오바마 시대의 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프로그램을 끝낼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였던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도 DACA 폐지 쪽으로 기운 것으로 간주됐다.
온건 보수 성향의 로버츠 대법원장은 과거 인구 센서스에 ‘시민권 질문’을 추가하는 것과 관련된 판결에서 진보 쪽 손을 들어줬었다. 이에 따라 이민자 사회에선 이번에도 그가 진보 쪽에 합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이에 따라 연방대법원이 내년 6월 이전에 트럼프 행정부가 DACA 프로그램을 폐지하도록 허용하는 최종 판결을 내리게 될 전망이다.
양측의 공개 변론이 진행된 대법원 앞에는 이날 전국에서 모인 한인 등 DACA 수혜자와 이민단체 관계자 및 가족 등이 ‘여기가 고국이다’, ‘다카를 수호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벌였다.
또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의장과 척 슈머 연방 상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은 드리머 보호를 촉구하는 지원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연방 대법원에서 DACA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지는 것과는 별도로 연방 의회와 트럼프 대통령이 DACA 해당 청소년들에 대한 구제 법안을 협의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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