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온상’ LA시의회 줄줄이 감옥행·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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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첼 잉글랜더·호세 후이자 형사처벌 이어 인종차별 발언 물의 마티네스 시의장 사퇴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LA 시의원 직무가 정지됐던 마크 리들리-토마스 시의원(10지구)이 결국 30일 배심원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됨에 따라 LA 시의회가 다시 한 번 ‘부패의 오명’으로 얼룩지게 됐다.

미국 내 그 어느 대도시보다 진보 성향이 강한 LA시를 관할하는 LA 시의회에서는 그동안 미첼 잉글랜더(전 12지구 시의원)와 호세 후이자(전 14지구 시의원)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줄줄이 부패 스캔들로 형사기소돼 감옥에 가 있는 상태고, 게다가 누리 마티네스 전 시의장 등 일부 의원들마저 인종차별 발언 파문에 휩싸여 마티네스가 시의원직에서 사퇴하는 등 논란이 이어져 왔다.

최근 LA시의회의 흑역사는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2지구 시의원이었던 미첼 잉글랜더는 그 전년도 6월에 LA시 관계자, 로비스트, 사업가와 함께 팜스프링스와 라스베가스에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된 현금을 수수하고 호텔 객실, 고급 식사, 성접대 등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뒤 결국 시의원직을 사임했다.

결국 잉글랜더는 혐의를 무마하기 위한 허위 증언, 증인 회유까지 더해져 2020년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기소됐다. LA 지역 개발업계에서는 잉글랜더가 LA시의 개발 승인과 조닝 설정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시의원이 이런 혐의에 휘말린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후 잉글랜더에 이어 또 다른 부패 스캔들이 LA시 정가를 강타했다. 같은 해 14지구를 관할했던 호세 후이자 시의원이 중국 건설업자로부터 LA 다운타운 호텔 개발 프로젝트 명목으로 150만 달러의 뇌물과 도박 여행, 접대 등을 받은 혐의로 연방 검찰의 수사를 받았고 스스로 의원직에서 물러났다.

이번에 유죄평결을 받은 리들리-토마스 의원은 흑인 커뮤니티 사회운동가 출신으로 1991년 LA 8지구 시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뒤 가주 상·하원의원과 LA 카운티 수퍼바이저를 역임하며 LA 정계의 거물로 활동해왔는데 역시 부패 스캔들로 사법처리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그 뿐만 아니다. 지난 2021년 10월에는 누리 마르티스, 케빈 데 리온, 길 세디요 등 당시 시의원들의 인종차별 발언으로 파문이 일었다. 비밀리에 녹음된 대화 내용은 LA시의회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손상시킬 또 다른 스캔들이었고, 결국 마티네스 시의장은 사임 압력에 굴복해 물러났지만 데 리온 시의원은 사퇴를 거부했다.

이처럼 LA 시의원들이 부패 스캔들과 각종 구설수에 잇따라 휘말리면서 LA 시의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지역구에 배당되는 수억 달러의 예산 편성에 가장 큰 목소리를 내며 각종 인허가를 담당하는 커미션과 커미티 등에 측근 인사를 추천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의원들을 감시하기 위해 독립적인 윤리위원회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뉴욕과 시카고 등 타 대도시에 비해 지역구 수가 적어 권한 분산을 위해 선거구를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