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입국자 즉각추방’일시 존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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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최종판단까지 유지”
“내년 2월부터 변론 시작”

연방 대법원은 27일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온 불법 입국자를 즉시 추방하도록 한 기존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라고 결정했다.
연방 대법원은 이날 당초 지난 21일 폐기될 예정이었던 이른바 ‘타이틀 42’(42호 정책)에 대해 ‘중단 유예를 무기한 유지하라’고 판결했다고 AP통신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미국 내 진보와 보수 진영 사이의 첨예한 갈등 현안인 미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주 금지 정책을 지속한다는 뜻으로, 논란이 한층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틀 42는 지난 2020년 3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정부가 도입한 정책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보건법 조항을 근거로 육로 국경을 무단으로 넘은 불법 입국자를 즉시 추방할 수 있게 한 내용이 핵심이다.
이듬해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이 정책은 유지됐다. 지금껏 이 정책으로 멕시코와의 국경 지역에서 추방된 불법 이주 희망자들은 250만 사례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시민단체들은 이 정책이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도피하려는 이들에 대한 미국의 국제적인 의무에 위배되는 데다 이미 코로나19 백신과 치료법 개선으로 수명을 다한 정책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지난달 이 정책이 행정절차법에 위배된다며 12월 21일을 기해 종료할 것을 명령해 폐기를 눈앞에 두는 듯했다.
하지만 남부 국경에 접한 보수성향 주들이 42호 정책이 종료되면 이민 증가로 공공 서비스에 타격을 주는 등 재난을 야기할 것이라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 과정에 연방 정부는 보수 성향 주들의 소송을 기각하도록 대법원에 요청했다.
다만 연방 정부는 42호 정책의 갑작스러운 종료는 불법 이민자의 일시적인 증가로 인한 혼란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정책 종료 이틀을 앞둔 지난 19일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양측 주장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시적인 정책 유지를 명령했고, 이날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정책을 유지하라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은 내년 2월부터 이 정책을 둘러싼 소송의 변론을 시작할 방침이며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42호 정책은 유지된다.
ACLU 소속의 리 겔런트 변호사는 “우린 42호 정책으로 모든 망명 희망자가 계속해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는 데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하지만 그 정책을 종식하기 위해 계속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대법원이 향후 다룰 이 사안의 핵심 쟁점은 이번에 보수 성향 주들이 소송한 것처럼 주 차원의 개입 허용 여부 등 절차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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