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어려운 새 차… 가격도 2년새 22%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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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인상에도 불구하고 높은 물가 인상으로 실질 소득이 줄어든 미국 중간 소득층이 치솟는 새차 가격에 부담을 느껴 중고차 시장으로 밀려나고 있다.[로이터]

차량용 반도체 칩 품귀 등 영향으로 물량 부족
치솟은 새차 가격에 중고차 찾은 한인들 많아져
고소득층은 전기차·대형 SUV·트럭 구매 러시도

커튼 맞춤 제작업을 하고 자영업자 한인 김모씨는 소유하고 있는 토요타 타코마 픽업트럭 팔고 SUV 새차를 사려던 계획을 접었다. 새차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됐기 때문이다. 대신 김씨는 마일리지가 1만4,000마일 정도인 토요타 RAV4 중고 소형 SUV를 구매했다.

다운페이먼트하고 남은 차값 2만3,000달러는 6년 동안 할부로 갚아 나가기로 했다. 김씨는 “월 400달러 이하로 감당하면서 SUV 중고차를 살 수 있어 다행”이라며 “비싼 새차 가격에 밀려 나면서 사지 못해 섭섭했지만 비용을 아껴 매월 100~200달러씩 저축해 온라인 광고 비용으로 쓸 수 있게 된 것으로 아쉬움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매물 부족에 치솟는 새차 가격, 고공행진 중인 개솔린 가격, 그리고 중고차. 지난 2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미국 자동차 판매 시장에 남긴 키워드다. 자동차용 반도체 칩 품귀로 새차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치솟은 새차 가격은 중간 소득에 해당되는 일반 서민들이 감당하기에 힘든 수준이 되고 있다. 새차를 살 엄두가 나지 않은 서민들의 시선은 중고차 구매로 하향화하고 있다.

이에 반해 고소득층은 SUV와 픽업트럭 등 대형 위주의 새차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자동차 구매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의 경제 논리가 나타나고 있다.

AP통신은 최근 중간 소득의 서민들이 고공행진 중인 새차 가격에 밀려 나면서 대신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려 소형이지만 구매 비용이 적고 개솔린 경제성이 높은 차량 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최근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2년 동안 새차 가격은 계속 오름세를 보여 평균 22%나 급등했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새차 평균 가격은 4만6,000달러 수준이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인 ‘콕스 오토모티브’의 추산에 따르면 새차를 구입하게 되면 부담해야 할 평균 할부금은 691달러로 충간 총소득 6만5,792달러인 서민 가구에게는 부담되는 액수다.

서민들의 대안 시선은 당연히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중고차로 모아질 수밖에 없다. 중고차 판매 시장에서 출고된 지 2~8년된 콤팩트 승용차의 경우 지난 3주 동안 1.1%의 인상률을 보이며 1만2,56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이는 연율로 환산하면 20%에 육박하는 상승률이다. 이에 반해 출고된 지 2~8년된 SUV 중고차 가격은 2.3% 떨어져 3만2,700달러다.

중간 소득층이 중고차로 몰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고소득층의 새차 구입에는 거침이 없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SUV와 픽업트럭과 같은 대형 차량들이 고소득층의 구매 대상이다. 지난달 새차 전체 판매분에서 SUV와 픽업트럭이 79%나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 52%에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미국 서민들이 선뜻 새차 구매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현금 유동성에 여유가 없는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구인난에 급여 인상이 있었지만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물가 상승폭이 급여 상승보다 높아 실질 임금은 오히려 줄어든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기간 중 각종 지원금으로 확보했던 현금 유동성이 물가 상승으로 인해 늘어난 비용 지불에 사용되면서 줄어들고 말았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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