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도전···사람 두뇌에 컴퓨터 칩 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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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on Musk

일론 머스크, 초기 ‘사이보그 돼지’ 공개하며 전문가 공모

억만장자 혁신가인 일론 머스크(49, 사진/로이터)가 인류의 행복을 위한 또 다른 도전을 공개했다. 두뇌에 컴퓨터를 심는 프로젝트로 나중에 퇴행성 질환, 일상의 고질과 장애를 치료할 획기적 처방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머스크가 공동으로 창업한 뇌신경과학 벤처기업인 뉴럴링크는 뇌에 8㎜짜리 컴퓨터 칩을 이식하고 2개월 동안 생활한 돼지 1마리를 28일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같은 방식의 칩 이식으로 인간질병을 치료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취지에서 열렸다. 뉴럴링크는 알츠하이머, 척추손상 등을 치료하고 궁극적으로는 인공지능(AI)을 장착한다는 비전을 갖고 두뇌에 전극 수천개가 있는 무선장치를 이식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인터넷 방송에 나와 기억력 감퇴, 청력 손상, 우울증, 불면증 등을 언급하며 “장치를 이식하면 실제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컴퓨터 칩을 2개씩 이식한 돼지 3마리와 이식 경력이 있는 돼지 1마리가 있다며 모두 다른 돼지들과 다를 바 없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식된 칩에 입력된 자료에 따라 러닝머신에서 다리를 고도로 정확하게 움직이는 돼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방송 시청자 가운데 1명의 입에서는 ‘사이보그 돼지’(Cypork)라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뉴럴링크의 수석의사인 매슈 맥두걸은 마비 증세를 보이는 소규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첫 임상시험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일정을 설명하지는 않았다. 머스크는 이번 생방송은 투자금을 유치하려는 게 아니라 우수 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행사라고 밝혔다.
창의적인 기업가로 명성이 높은 머스크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집해 연구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혁신을 급격한 방식으로 성취해왔다. 머스크가 창업한 스페이스X의 재사용 가능한 우주왕복 로켓, 초고속 교통수단인 하이퍼루프,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기술 등이 이미 그런 성과로 인정을 받는 사례다. 뉴럴링크는 머스크의 1억달러 출자를 포함해 1억5,800만달러를 이미 모았고 100명 정도를 고용하고 있다.
머스크는 두뇌 컴퓨터 기술이 보건을 넘어 인간성을 해치는 방향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분명히 경계하기도 했다. 예전부터 AI의 위험을 자주 경고해온 그는 “인류의 미래를 문명으로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작년 7월 뉴럴링크 프레젠테이션에서 올해 말까지 인체시험을 위한 규제당국의 승인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컴퓨터와 뇌를 연결하는 대다수 기술은 안전 우려 때문에 지금까지 주로 동물을 상대로 진행돼왔다. 뇌신경과학 전문가들은 사람 두뇌의 활동을 인지하고 자극한다는 뉴럴링크의 목표가 실현 가능하겠지만 일정이 과도하게 의욕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워싱턴대에서 신경 인터페이스를 연구하는 에이미 오스번 교수는 “칩 주변의 조직 손상, 측정의 질, 뇌신호를 해석하는 기계학습 알고리즘 발전 등에서 과학자들이 여전히 해결해야 할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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