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네바다 경선 압승 ‘원톱 대세론’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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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네바다주 코커스에서 1위를 차지한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이 부인 제인과 함께 지지자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AP]

2위 바이든 기사회생 계기···부티지지 3위 그쳐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이 22일, 민주당의 대선후보 3차 경선인 네바다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50%에 가까운 득표율로 압승했다. 이로써 샌더스 의원은 뉴햄프셔에 이어 2연승을 달성, 전국 단위의 선두주자 자리를 확고히 하며 대세론을 굳힐 가능성을 키웠다.

중도 진영의 분열에 따른 표 분산 속에 ‘샌더스-부티지지’ 신 양강구도가 허물어지며 ‘2승1패’를 기록한 샌더스 의원의 원톱 독주 체제로 재편되는 듯한 양상이다. 샌더스 의원이 개표 초반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 지은 가운데 아이오와, 뉴햄프셔에서 참패했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번에는 2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아이오와 1위 대이변으로 ‘백인 오바마’ 돌풍의 주역이 됐던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3위로 주저앉으며 기세가 꺾이는 등 2위 각축전 속에 혼전 양상이 빚어지며 경선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CNN방송, AP통신 등은 개표 초반부터 샌더스 의원의 승리를 확정적으로 보도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23일 오전 2시30분(시카고시간) 현재 50% 개표 결과, 대의원 확보율을 기준으로 샌더스 상원의원은 46.6%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그 뒤를 이어 19.2%로 2위로 뛰어올랐고, 부티지지 전 시장은 15.4%로 3위로 내려앉았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각각 10.3%, 4.5%로 4위와 5위였다.워런 의원은 진보 진영내 샌더스 표쏠림 가속화로 반전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뉴햄프셔에서 깜짝 3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던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다시 5위로 내려앉았다.

아이오와에서 부티지지 전 시장에게 간발의 차이로 1위를 내줬던 샌더스 의원이 뉴햄프셔, 네바다에서 2연승 행진을 하는 기염을 토하며 ‘아웃사이더 돌풍’ 재연에 나서면서 대세론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샌더스 의원은 이 여세를 몰아 29일 사우스 캐롤라이나를 거쳐 14개주에서 경선이 한꺼번에 열리는 3월 3일 ‘슈퍼 화요일’에서 승기를 아예 굳힌다는 전략이다. 샌더스 의원이 슈퍼 화요일에서도 다른 주자들과 의미있는 차이를 벌리며 1위를 차지할 경우 승패는 조기에 판가름 날 가능성도 있다.

아이오와, 뉴햄프셔에서 각각 4, 5위의 참담한 성적표로 대세론에 치명타를 입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2위로 도약하며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흑인 비율이 높은 강세지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1위를 차지해 초반전의 참패를 만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아이오와 1위, 뉴햄프셔 2위로 바람몰이에 나섰던 신예 부티지지 전 시장은 3위로 한단계 더 내려앉으면서 기세가 한풀 꺾였다. 유색인종 등 내에서 표 확장력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네바다 경선 결과는 백인 비중이 90%를 넘는 아이오와, 뉴햄프셔와 달리 백인이 49%에 불과하고 히스패닉 29%, 흑인 10%, 아시아계 9% 순으로 유색인종 비율이 많은 이 지역의 인구분포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그만큼 다인종 사회인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을 왜곡 없이 보여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경선 결과는 당내 진보 진영이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표를 몰아주며 결집한 반면 이에 맞서는 중도진영내 절대 강자가 없는 상태에서 중도 표가 계속 분산된 데 따른 측면도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업고 중도 대안 후보로 급부상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슈퍼화요일을 계기로 본격 경선에 참여하는 만큼 중도주자 간 슈퍼화요일 혈투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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