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아의 건강밥상] “미니베지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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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 요리연구가

휴일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오늘은 오랜만에 남편이 쉬는 날이다. 남편도 아이들도 아직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다. 도시락 용기를 꺼내고 전날 손질해 둔 재료들을 꺼낸다. 가족들이 잠에서 깨기 전에 만들고 싶어 손도 마음도 분주하다. 익혀야 하는 재료들은 서둘러 팬에 구어 식히고 썰어야 하는 재료들은 집중해 가지런히 썰어 둔다. 고슬고슬 지어 둔 밥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부초밥도 만들고 남편이 좋아하는 김밥도 두르르 말고 혹시라도 부족할까 싶어 빵을 꺼내 삼각형 모양 샌드위치도 만든다. 도시락 통통 마다 남편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예쁘게 담고는 담긴 마음이 아직도 부족한 것 같아 색색의 채소들을 꺼내 꽃모양 하트모양 도장을 꽝꽝 찍어 장식한다. 나들이의 꽃인 도시락을 열었을 때 휘둥그레질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표정과 떡 벌어진 입으로 두 엄지손가락을 척하고 들어 올릴 남편의 칭찬을 기대하면서 좁은 주방을 종종거린다.

 

매일매일 똑같은 일과 속에서 잠깐 쉬어갈 시간과 공간을 찾는 것은 건강한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 예쁜 도시락이 아니어도 좋고 몇 달 전부터 예약해 두어야 하는 좋은 장소가 아니어도 좋다. 바쁘게 보낸 일과를 잠시 뒤로 하고 시간을 내어 푸르름이 가득한 가까운 공원에 나가 보자.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눈이 부셔 작아진 눈에 저절로 미소가 깃드는 것을 느끼고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 속에 깊어지는 사랑도 느껴보자.

 

오늘은 야외에서 즐기기 좋은 건강도시락 메뉴로 미니베지버거를 소개한다. 싱싱한 채소들과 든든한 베지패티만 있다면 바쁘게 서두르지 않고 집을 나설 수 있다. 갈아진 고기를 사용해 패티를 만들어도 좋지만 오늘은 콩과 채소들로 만들어진 식물성 고기를 사용한다. 여기에 색색의 채소들과 아몬드를 잘게 다져 넣은 후 소금으로 간하고 빵가루와 달걀을 넣어 치대 듯 반죽해 동그랗게 빚은 후 손바닥으로 꾹 눌러 모양을 낸다. 팬에 코코넛 오일을 두르고 부서짐을 방지하기 위해 중불에서 한 면을 충분히 구운 후 돌려 뒷면을 굽도록 한다. 베지패티는 넉넉히 만들어 두고 먹을 때 데워서 사용해도 좋다.

 

씹을수록 고소한 통밀빵 위에 좋아하는 소스를 바른 후 싱싱한 잎채소와 단단히 구운 베지버거 패티 그리고 얇게 썬 토마토와 양파를 얹으면 맛과 영양 모두 챙긴 미니베지버거가 완성된다. 눈부신 6월의 햇살을 받으며 건강이 가득 담긴 미니베지버거를 즐겨보자.

‘미니베지버거’

재료

통밀 미니버거 빵 4개, 상추 4장, 양파 반 개, 토마토1개, 베지마요 약간

베지패티용 – 양파1/3개, 당근 1/3개, 파 2 대, 아몬드 5알, 베지미트  200g, 빵가루 2/3컵, 달걀 2개, 소금 약간, 코코넛오일 약간

만들기

  1. 양파, 당근, 파, 아몬드는 잘게 다진다.
  2. 넓은 볼에 다진채소, 아몬드, 베지미트, 빵가루, 달걀, 소금을 넣고 반죽한다.
  3. 반죽이 골고루 섞이면서 단단해지면 햄버거 빵 크기로 동그랗게 빚는다.
  4. 팬에 코코넛 오일을 살짝 두르고 앞 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5. 양파와 토마토는 슬라이스하고 상추를 적당한 크기로 찢는다.
  6. 통밀 미니버거 빵에 베지마요를 바르고 상추, 토마토, 베지패티, 양파를 넣어 완성한다.

 

서정아의 힐링건강요리교실

문의ssyj20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