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아의 건강밥상] “칠곡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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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
시카고 한마음 교회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가로등 불빛에 하얀 눈발이라도 날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말랑말랑한 반죽에 팥소를 든든히 넣어 만든 따끈따끈한  찐빵이다.

 

어릴 적 동네로 들어가는 길 머리에 구멍 가게가 하나 있었다. 작고 허름하지만 온갖 맛있는 것들로 가득한 곳. 가게 앞을 지나다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 찜통이 나와 있는 것을 보면 ‘드디어 겨울 시작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찬바람이 싸늘하게 두 뺨을 스치면 따스하던 호빵 몹시도 그리웁구나. 옛 추억을 고스란히 불러오는 노랫말이다. ‘뜨거워서 호호 불면서 먹는다’, ‘온 가족이 호호 웃으며 함께 먹는다’는 뜻을 담아 찐빵을 호빵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겨울 건강 가득한 찐빵을 넉넉히 만들어 꽁꽁 언 손도 호호 불고, 구수한 팥 가득한 호빵도 호호 불면서 가족과 이웃들과 함께 호호 웃으며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칠곡 찐빵은 통밀, 호밀, 보리, 옥수수, 기장, 메밀, 아마씨 등 일곱 가지 통곡물로  만드는 찐빵이다. 통곡물이란 도정을 하지 않아 살아 있는 곡식 즉 씨눈이 살아 있는 곡물을 말한다. 정제하지 않은 곡류의 씨눈과 껍질은 인체에 유익한 성분들로 가득 차 있다. 그 속엔 항산화 물질들이 가득하고 섬유질과 비타민, 미네랄, 인 등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다. 미 농무부에서는 국민들이 하루에 섭취하는 곡물 중 반 이상을 통곡물로 섭취하기를 권장하고있다. 몇몇 연구들에 따르면 통곡물은 심장질환과 당뇨의 위험을 낮춰줄 뿐만 아니라 체중 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하루에 세 번씩 꾸준하게 통곡물을 먹는 것 만으로도 혈압을 낮춤으로써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건강한 밥상을 위해 가공하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식재료와 단순한 조리법을 통해 자연의 맛과 영양을 최대한 간직하고자 하는 마음자세는 중요하다. 내가 먹는 것이 나를 만들고 내가 먹은 음식이 병을 키우거나 병과 싸우게 되기 때문이다. 암, 비만, 당뇨, 심장질환, 혈관질환 등 성인병의 주원인인 과도한 육식과 가공식을 피하고 투박하고 거칠지만 통곡물을 적극 활용한 음식을 만들어 볼 것을 권한다.

 

넉넉한 그릇에 일곱 가지 통곡물 가루를 넣고 소금과 꿀가루로 간하고 이스트를 넣어 반죽한 후 따뜻한 곳에 두고 부풀어 오르길 기다린다. 적당한 크기로 떼어 팥소를 듬뿍 넣고 찜기에 쪄내면 한끼 식사 대용으로 충분한 맛있는 칠곡 찐빵이 완성 된다. 팥소를 대신해 단호박소를 넣거나 야채소를 넣어 만들어도 좋다. 오늘은 건강과 맛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똑똑한 통곡류 섭취 방법으로 칠곡 찐빵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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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찐빵

 

*재료: 육곡가루 5컵, 통밀가루 3컵, 아마씨가루 1컵, 홀그레인 무표백밀가루 8.5컵, 소금 7작은술, 꿀가루 2컵, 이스트 7.5작은술, 올리브오일 1.5컵, 물 7.5-8.5컵

 

*만드는 법:

  1. 육곡가루와 통밀가루, 홀그레인무표백가루, 아마씨가루를 모두 섞는다.
  2. 두개의 그릇에 따뜻한 물을 담아 소금과 꿀가루, 이스트를 녹인다
  3. 가루에 소금 꿀가루물과 이스트물이 서로 닿지 않도록 넣은 후 섞는다.
  4. 올리브오일과 물을 넣어가며 반죽한다.
  5. 따뜻한 곳에 두고 반죽이 두배로 부풀기를 기다린다.
  6. 팥소를 넣고 빚어 찜기에서 15분가량 쪄낸다.

 

서정아의 힐링건강요리교실

문의ssyj2010@gmail.com

 

알림=오는 12월14일(수) 오전 10시 서정아의 건강밥상이 직접 한인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한국일보 글렌뷰 사옥 세미나실에서 이날 건강요리교실의 문을 엽니다. 건강식으로 매우 인기가 높은 콩고기 만드는 법과 양배추 수박 물김치 담그는 법, 버섯 들깨 나물 등 메뉴를 요리하는 법을 시연할 예정입니다. 수강료는 25달러이며 자리가 제한되어 선착순으로 수강 접수를 받습니다. 접수 문의=847-626-0388(한국일보 사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