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 속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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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웅(자유기고가/글렌뷰)

우리의 생활 속에 나타나는 속담은 오랜 시간 축적 된 지혜이다. 각 나라가 갖고 있는, 가치있는 속담 속에는 오랜 전통의 통계 결실이 그 속에 숨어 있는 것이다. 영국의 속담 중엔 “ 노인의 말은 맞지 않는 것이 별로 없다.” ( An old man’s saying are seldom untrue. ) 라는게 있다. 이 보다 좀더 오래 전에 알려진 그리스의 속담엔 이런게 있다. “ 집에 노인이 안계시면 빌려서라도 모셔라 “ 라는 것이다. 이렇듯이 노인은 그 만큼 중요한 존재로서 가치가 있다는 의미이다. 노인은 생산적인 그룹이 아니다. 비생산적인 그룹에 속하지만 필요한 존재들이다.
속담 중에 많이 등장하는 동물 중엔 개, 소, 돼지가 많다는 통계가 있다. 그런데 유독히 말(馬)에 대한 속담을 가지고 있는 나라도 있다. 이 속담이 주는 의미를 잘 따랐기에 광활한 영토를 차지하고, 넓은 영토를 갖게 된 나라가 바로 징키스칸이 세운 몽골이라는 국가이다. 이 나라에서 가장 아끼듯이 모두가 좋아하는 속담이 “ 늙은 말은 길을 잃지 않는다. 길을 잃었을 때 늙은 말을 풀어 주어 그 뒤를 따라가면 길을 찾을 수 있다.” 라는 게 있다. 아주 먼길인 유럽까지 정복을 해도 말들은 항상 고향으로 돌아 올수 있는 길을 기억 했다고 한다. 이렇듯이 우리 주변에서 끊임없이 맴돌고 있는 속담 속에는 우리가 기억하고 마음에 새겨야 할 것 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우리가 어려서 제일 많이 들었던 옛날 이야기 중에는 호랑이도 등장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단군신화에 나타난 호랑이와 곰이란게 있다. 우리 어린 시절에 호랑이는 무서운 존재였다. 전염병 역사상으로 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만든것이 천연두 인데, 그 이름을 호환(虎患) 이라 칭했다. 요즈음 같이 어수선한 세상에 살려면, 기억해야 할게 하나 있다. “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는 속담이다. 이는 우리 선조들이 후손에게 속담을 통해 들려주는 경각심의 일종이기도 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우울증의 지수(指數)가 높아지면서 정신과치료와 심리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증가를 하고 있다 한다. 이럴 때 정신차려 살아 가라는 게 이 속담의 진의(眞義)가 아닐까 한다.
우리가 혐오스럽게 생각하는 새(Bird) 중에 까마귀라는 새가 있다. 까마귀는 반포(反哺)로 유명하다. 반포라 함은 자식이 커서 부모를 봉양하는 일을 말 함이다. 그런데 이 말의 우리말은 아주 이해키 어려운 말로 표현이 된다. 반포는 “ 안갚음” 이라고 한다. 안갚음은 뭔가를 갚지 않는다는 의미로 들린다. 그런데 이 말의 숨은 뜻은 까마귀 새끼가 자라서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일을 뜻함이다.
중국 명나라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 (本草綱目)에 의하면 까마귀가 먹이 사냥에 힘이 부치는 어미를 먹여 살리는 동물로 나온다. 까마귀에 붙여진 아름다운 이름이 사랑의 까마귀라 하여 자조(慈烏) 라고 했다. 여기서 나온 말이 반포지효(反哺之孝)라는 사자성어이다. 이것의 의미는 까마귀 새끼가 자라서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효(孝)라는 뜻으로, 자식이 자란 후에 어버이의 은혜를 갚는 효성(孝 誠)을 이르는 말이다.
속담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본다. 속담은 또한 간결하고 명쾌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속담의 특징은 단순성이다. 어느 목적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기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 할 만한 오류가 없다. 뭐니 뭐니 해도 속담은 아주 간단하고 명료한 것이 특징이다.
임진왜란 때 충청도 금산군수 권종(權悰, 1554년~1592년)이라는 분이 있었다. 금산으로 처들어 오는 왜군을 막기 위해 저곡리로 향해가던 중에 한 여자가 장군의 앞길을 막아서자 칼을 뽑아 내려 첬다. 그녀는 곧 사라졌다. 그 녀는 군수가 젊었을 때 짝사랑하다가 죽은 여인이였다. 왜적과 맞서 싸우던 군수는 대패 했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장군에게 버림 받은 것으로 여겨진 여인이였다. 여기서 생겨난 속담이 “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 는 것이란다. 속담은 모두가 우리 생활 주변에서 생겨 난 것 들이다. 속담 속에 담긴 지혜를 찾아 생활에 적응하며 살아 간다면, 많은 보탬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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