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의 경제읽기] 부자대통령의 세금 750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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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변호사, 회계사, 택슨 대표)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과 2017년에 연방 소득세로 각각 750불씩을 냈다고 합니다. 역사상 가장 부자대통령이라고 알려진 분의 세금이 너무 초라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미국 대통령의 세금보고서를 보기 전에 간단한 양식 하나만 공부합니다. 재무제표를 영어로는 Financial Statement라고 부릅니다. 이름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회사나 개인의 재정상태가 어떤 지를 알려주는 양식입니다. 이런 재무제표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손익계산서이고 다른 하나는 대차대조표라는 것입니다. 손익계산서는 주어진 기간동안 재산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대차대조표는 어떤 한 순간의 재산상태를 알려줍니다.

오늘은 손익계산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손익 계산서는 일정한 기간동안 회사나 개인에게 손해가 생겼는지 아니면 이익이 발생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손해의 앞 글자 ‘손’에, 이익의 뒷글자 ‘익’, 그리고 ‘계산’이란 단어를 뒤에 붙이고, 마지막에 문서의 ‘서’자를 따서 ‘손익계산서’ 라고 부릅니다. 손익계산서는 일정한 기간동안에 발생하는 이익과 손해를 나타냅니다. 그래서 기간이 중요합니다.  두개의 회사가 있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첫번째 회사나 두번째 회사나 모두 똑같이 만 불을 벌었습니다. 그리고 두 회사 모두 5천불을 쓰고 나머지 5천불을 순이익으로 남겼습니다. 그런데 첫번째 회사는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는데 한달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두번째 회사는 1년이 걸렸습니다. 어느 회사가 더 크고 좋은 회사일까요? 당연히 첫번째 회사가 훨씬 이익이 많이나는 좋은 회사일 가능성이 큽니다. 첫번째 회사는 만 불을 벌어들이는데 한달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두번째 회사는 똑같은 만 불을 버는데 1년이 걸렸습니다. 그러므로 첫번째 회사가 나머지 열 한달 동안 비슷하게만 영업을 해 준다면 1년동안 벌수 있는 수입은 대략12만불에 지출 6만불을 빼고 순이익이 6만불 정도가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두번째 회사는 일년내내 벌어들인 수익이 만불이고 지출이 5천불에 순이익이 5천불입니다. 그러므로 규모에 있어서 첫번째 회사보다 더 작은 회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손익계산서에는 기간이라는 개념이 중요한 것입니다.

손익계산서에는 딱 세가지 항목만 나옵니다. 총수입이 얼마이고 지출이 얼마인지가 먼저 나옵니다. 그리고 총수입에서 지출을 빼면 순이익이 남습니다.  그래서 제일 윗줄에는 수입이 자리를 합니다. 그리고 그 아랫줄에 지출이 나오고 맨 아래 줄에 순이익 또는 순손실이 나타납니다. 손익계산서에 나오는 계산은 딱 한 번, 뺄셈만 한번 하면 끝입니다. 벌어들인 수입이 사용한 지출보다 더 많으면 순이익이 나타납니다. 반대로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으면 손실이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접하는 가장 대표적인 손익계산서는 개인들이 1년에 한번씩 IRS에 보고하는 소득세 보고서입니다. 개인들이 매년 4월 15일까지 보고하는 Income Tax보고서는 그 직전 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일년동안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서 정부에 신고를 합니다. 1년 동안 벌어들인 소득이 수입입니다. 이 수입에서 뺄 수 있는 지출을 ‘공제’ 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수입에서 공제를 뺀 금액에 대해서 세금을 냅니다.

그런데 개인 소득세를 보고할 때 포함시켜야 하는 소득이 있고 포함하지 않는 소득이 있습니다. 포함되는 가장 대표적인 소득이 사업소득입니다. 사업소득은 일단 전부 표시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업소득을 버는데 사용한 지출은 사업비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사업으로 번 총소득에서 사업비로 쓴 모든 비용을 빼면 순 소득이 나옵니다. 세금은 이 순 소득에 대해서 냅니다. 우리의 부자 대통령은 사업 소득이 엄청납니다. 하지만 비용이 더 엄청났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업이익은 없고 손실이 엄청나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한 사업비용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미용사에게 7만불을 사용했답니다. 딸인 이방카의 화장비용으로 9만 5천불을 썼다고도 합니다.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금을 적게 낸 것을 비웃는 동시에 그가 알려진 바와 달리 사업수완이 없는 대통령이라고 놀립니다. 얼마나 사업을 못했으면 수입보다 지출이 더 커서 세금을 고작 750불밖에 내지 않았느냐는 것이지요.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비용을 상당히 공격적으로 공제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그는 대통령이 되기 직전까지 IRS의 감사 대상이었습니다. 대통령이 되면서 잠정적으로 감사는 중단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제 국세청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설명을 해야 할 것같습니다.(847-364-9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