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의 경제읽기] 유머의 경제학

1939

손헌수 공인회계사/변호사/Taxon대표

 

한 남자가 세명의 여자를 놓고 고민을 한다. 어떤 여자를 아내로 맞을 것인가. 그는 한가지 실험을 하기로 한다. 세명의 여자에게 1,000불씩을 주고 마음대로 사용하라고 한 것이다. 첫번째 여자는 그 돈으로 쇼핑을 했다. 두번째 여자는 그 돈을 은행에 넣고 잘 보관했다. 세번째 여자는 그 돈으로 장사를 했다. 이 남자는 세명의 여자 중에 어떤 여자를 아내로 맞았을까? 정답은 셋중에 가장 ‘예쁜 여자’였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다. 한 노처녀가 편의점에 갔다. 그곳에서 칫솔과 과자 그리고 껌을 사서 계산대에 올려놨다. 그때 뒤에 서 있던 술 취한 남자 하나가 이렇게 말했다. “애인이 없구만.” 이 말을 들은 노처녀는 화가 났다. 그래서 따졌다. “도대체 내가 산 물건들이 뭐가 잘못되었길래 저한테 그런 말을 하시는 거예요?” 그러자 술 취한 남자가 이렇게 말을 했단다. “얼굴이 못생겼잖아.” 그렇다.  남자들은 예쁜 여자를 참 좋아한다.

그렇다면 여자들은 어떤 남자를 좋아할까? 물론 여자들도 잘생긴 남자를 좋아한다. 하지만 여자는 배우자나 애인을 고를때 외모보다는 능력이나 경제력을 본다고 알려져 있다.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서 임신 기간이 길다. 그리고 생명도 길다. 그러다보니 경제력과 사회성이 뛰어난 남자를 선택해야 자신과 자기 자식을 오랫동안 안전하게 키울 수있다. 그런데 남자의 경제력이나 사회성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특성이 ‘유머’다. 재미있는 사람은 사회성도 있다. 사회성이 있는 사람이 경제적인 능력도 좋을 확률이 많은 것이다. 실제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연구진은 여자가 배우자를 고르는 조건에 유머 감각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국의 어떤 결혼 정보업체에서도 예비 신랑신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첫인상을 바꾸는 요소’로 유머 감각이 꼽혔다고 한다.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에따르면 유머는 연봉과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이 잡지사는 미국의 한 대형 식료품점에서 근무하는 20명의 남성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임원당 두세시간씩 인터뷰를 하면서 이들이 얼마나 ‘유머’를 사용하는지를 측정한 것이다. 그랬더니 낮은 임금을 받는 평범한 임원들은 한시간에 7.5회 정도 유머러스한 발언을 했단다. 하지만 높은 임금을 받는 뛰어난 임원들은 한시간에 17.8회의 유머러스한 발언을 했다고 한다. 특히 그들이 받는 연봉은 그들이 사용한 유머의 횟수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 웃을까? 우리가 웃는 이유는 ‘우월감’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월감은 남보다 자신이 잘났다는 생각이다. 예를들어 우리는 어떤 사람이 실수로 넘어지는 것을 보면 웃는다. 자기같으면 저렇게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는데 하면서, 넘어진 사람에 대한 우월감이 생겨 웃는다는 것이다. 코미디언들이 바보연기를 할 때 우리가 웃는 것도, 우리가 그들보다 우월하다는 생각때문에 웃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웃는 이유가 ‘의외성’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음에 벌어질 일을 대략 짐작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상황이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될 때, 웃음이 나온다는 것이다. 웃음에 대한 또다른 이론은 ‘안도감’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심리학자인 프로이드가 이런 주장을 했다고 한다. 사장에게 불려가서 혼이 날까봐 잔뜩 긴장하고 있는데, 사장이 가벼운 실수를 하게 되면, 안도감에 웃을 수있다는 것이다. 모두 나름대로 납득이 되는 이유들이다.

고국에서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을 했던 개그맨들이 얼마 전에 시카고에 다녀갔다. 모처럼 직원들과 함께 가서 그들의 공연을 지켜봤다. 억지로라도 웃으려고 애를 쓰면서 지켜봤다. 그런데 그들의 공연을 보면서 느낀 점이있었다. 유머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는 남을 깎아 내리는 나쁜 유머다. 뚱뚱한 사람이나 대머리와 같이 외모에 열등감을 가진 사람들을 비하하는 식이다. 이런 유머는 대부분의 사람을 웃게 할 수있을 지는 모르지만, 몇몇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마음의 상처를 줄 수도 있다. 대부분의 유머는 이런 종류의 나쁜 유머다. 하지만 또 다른 종류의 유머가 있다. 남을 깎아내리지 않고 차라리 자신을 깎아내림으로써 남을 높여주는 유머다. 이런 유머는 남에게 웃음은 주지만, 절대로 상처는 주지않을 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