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의 경제 읽기] 빵을 차지한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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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공인회계사/변호사/ Taxon 대표/시카고>

 

조선시대에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그 해에 흉년이 들어 전국에 쌀이 부족했다고 한다. 이렇게 쌀이 모자라자 한양에 쌀값이 폭등을 했다. 이 사실을 들은 임금은 격노한다. 그리하여 폭등한 쌀값 때문에 서민들이 살기가 힘드니까 쌀값을 비싸게 받는 상인들을 찾아내서 목을 베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 이야기를 듣고 한 신하가 임금을 찾아간다. 제발 그 명령을 거두어 달라고 임금에게 간청을 하러 찾아 간 것이다. 그 신하의 논리는 이랬다. “전하, 한양에 쌀이 모자라서 쌀값이 많이 올랐다는 소문을 듣고 전국의 쌀장사들이 쌀을 짊어지고 한양으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하께서 쌀값을 올려받는 상인들의 목을 베라고 명령 하시자, 상인들이 전부 다시 돌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값을 받고자 하는 상인들이 한양으로 쌀을 가지고 올라와야 한양의 백성들은 쌀을 구할 수 있을 것이고, 한양에 쌀을 가지고 오는 상인들이 늘어나야 자연스럽게 쌀값은 떨어지게 될 것이옵니다.” 이 말을 들은 임금은 신하의 말에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쌀값을 올리는 상인을 찾아 목을 베라는 명령을 거두어 들였다고 한다. 이 신하는 조선에 자본주의라는 단어조차 없던 시절에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 가격이 자연스럽게 시장을 균형으로 가게 한다는 원리를 이미 알고 있었던 연암 박지원 선생이다.

 

어떤 밀폐된 공간에 백명의 사람이 있다. 그런데 빵은 오직 열개 밖에 없다. 이 빵 열개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 방법은 많다. 선착순으로 먼저 집어 먹는 사람이 가져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동작이 빠르거나 힘이 센 사람이 빵을 차지 하게 될 것이다. 원시시대 같으면 이렇게 나누었을 것이다. 아니면 빵 한개를 10조각으로 나누어 모두 100조각을 만들어 100명이 나누어 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공산주의는 이렇게 나누어 보려고 하다가 지금은 모두 망했다. 아이나 어른이나 덩치가 큰 사람이나 작은 사람이나 똑같은 양의 빵을 먹는 것은 공정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빵을 방금 먹은 사람이나, 빵 먹은지 5일이 넘어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이나 똑같은 양의 빵을 가져가는 것 또한 공정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도 아니면 제비를 뽑아서 운이 좋은 사람이 빵을 가져가게끔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도 어쩐지 미개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생사가 운에 의해서 결정이 되는 것이니 말이다.

 

그나마 가장 옳은 방법은 저 빵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 가져가는 것이다. 당장 저 빵이 없으면 굶어죽을 만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빵을 가져가서 그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가장 맞는 방법일 것이다. 그러면 누가 가장 저 빵을 필요로 할지 어떻게 알 수있을까? 지금까지 인간이 궁리한, 그리고 오늘날 가장 많은 곳에서 저 빵을 나누는 방법은 더 많은 돈을 내는 사람이 가져 가는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은 돈을 많이 가지고 있고 어떤 사람은 돈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 문제를 잠시 잊고, 백사람 모두가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저 빵은 가장 돈을 많이 내겠다고 하는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이 옳을 것이다. 돈을 많이 내겠다는 사람은 가장 많이 빵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년 동안 대한민국에서는 저 빵을 최순실이라는 여자가 혼자 다 가져간 것 같다. 최소한 저 빵을 나누는 방법을 그 여자가 혼자 정했던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물론 최순실이라는 여자는 대통령을 등에 업고 그 짓을 한 것이다. 한줌도 안되는 탐욕스러운 권력집단이 모든 빵을 탐욕스럽게 차지하고 있을 때,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하고 있었을 생각을 하니 분노가 일어난다. 고국의 대통령이란 사람의 인식은 아직도 “빵이 없으면 케익을 먹으면 되지” 하고 생각하는 것 같이 안이하게만 느껴진다.

 

최순실이라는 여인은 빵 뿐만 아니라 밥도 참 좋아했던 여인같다. 매주 일요일이면 청와대에 검문도 받지 않고 들어가서 청와대에서 준비한 요리를 먹었다고 한다. 게다가 청와대 음식을 잔뜩 싸가지고 자기 집으로 가지고 갔단다. 그녀에게 더 잔인한 말을 하고 싶지만 지면이니 한마디만 하자. 공짜를 좋아하는 그녀에게 평생 한국정부에서 콩밥을 먹였으면 하는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