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유럽서 122·123호골…‘차붐’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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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이날 첫 골을 터뜨린 뒤 지난 주말 자신의 태클로 부상당한 안드레 고메스의 쾌유를 비는 마음을 담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연합]

마음고생 털고 즈베즈다 원정서 75분 활약
시즌 6, 7호 골로 토트넘의 4-0 대승 견인

손흥민(토트넘)이 엄청난 마음고생과 충격을 털어내고 다시 그라운드에 서서 유럽무대 한국선수 최다골 신기록을 세웠다.
6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라이코 미티치 경기장에서 펼쳐진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2019-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B조 4차전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토트넘이 1-0으로 앞서가던 후반 12분과 16분 연속골을 터트렸다.
이로써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3경기 연속골(5골)로 올 시즌 득점을 7골로 늘리면서 ‘한국 축구의 전설’인 차범근 을 넘어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을 작성했다.
지난달 22일 즈베즈다와 3차전 홈경기(5-0승)에서 역시 두 골을 몰아넣어 차범근의 한국인 유럽프로축구 최다골 기록(121골)과 타이를 이뤘던 손흥민은 이날 개인 통산 122호, 123호골을 거푸 터트려 새 역사를 썼다. 독일 분데스리가서 맹활약한 차 전 감독은 1978년 다름슈타트를 시작으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뛰며 1988-89시즌까지 총 372경기에서 121골을 쌓았다.
손흥민은 만 18세인 2010년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1군에 합류해 2010-11시즌 데뷔한 이후 함부르크 소속으로 3시즌 동안 20골을 넣었고, 2013-14시즌부터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2시즌 동안 29골을 남겼다. 2015-16시즌부터는 잉글랜드로 무대를 옮겨 토트넘에서만 이날까지 총 74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활약 속에 토트넘은 즈베즈다를 4-0으로 완파했다. 조별리그 2승1무1패(승점 7)가 된 토트넘은 이날 올림피아코스(그리스)와의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바이에른 뮌헨(독일, 승점 12)에 이어 조 2위를 지켰고 즈베즈다(1승3패, 승점 3)는 3위에 머물렀다. 뮌헨은 남은 두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손흥민은 지난 3일 에버턴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상대 미드필더 안드레 고메스에게 백태클을 시도했다가 고메스가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과정에서 오른발목이 완전히 돌아가는 장면을 목격하고 큰 충격에 빠졌다. 그로 인해 이날 즈베즈다전 출전 여부도 불투명했으나 고메스의 수술이 잘 끝났다는 소식과 손흥민의 레드카드가 철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빠르게 심리적 안정을 찾아갔고, 결국 선발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이날 손흥민의 몸놀림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해리 케인을 최전방에 두고 왼쪽 윙포워드로 나선 손흥민은 전반 22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로 첫 슈팅을 시도한 뒤 33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연속 두 번의 슈팅을 때렸는데 이중 크로스바에 맞고 나온 두 번째 슈팅을 지오바니 로셀소가 차넣어 선제골을 뽑았다. 중원에서 로셀소의 인터셉트로 시작된 역습에서 해리 케인의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오자 손흥민이 재차 오른발 터닝슛을 시도한 것이 수비수에 맞고 나왔고 다시 골문 왼쪽으로 흐른 볼을 케인이 골문 앞으로 연결한 것을 손흥민이 허벅지로 밀어넣으려 했으나 볼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자 다시 로셀소가 왼발로 마무리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 12분 손흥민이 델리 알리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았다. 신기록을 세운 자신의 유럽무대 122번째 골이었지만 손흥민은 크게 기뻐하는 대신 카메라를 향해 두손을 모아 기도하는 세리머니로 고메스의 쾌유를 빌었다.
그리고 4분 뒤 손흥민은 케인의 절묘한 스루패스로 왼쪽 측면을 돌파한 대니 로즈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어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손흥민은 75분을 뛴 뒤 후반 30분 라이언 세세뇽과 교체돼 경기에서 물러났고 토트넘은 후반 40분 크리스천 에릭센의 추가골로 4골차 대승을 완성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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