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로 비강세척 60대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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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먹는 아메바’감염돼 사망

수돗물로 비강 세척을 해 온 60대 여성이 ‘뇌를 파먹는'(brain-eating)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애틀에 거주했던 이 여성의 임상 사례는 이번 주 국제 감염병학회가 발간하는 ‘국제감염병저널'(IJID)에 실렸다.

CNN에 따르면 사망 당시 69세였던 이 여성은 축농증을 고쳐 보려고 비강세척 용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보통 권장되는 살균 수 대신 수돗물을 썼다고 한다. 이 여성이 감염증으로 사망한 건 약 1년 후다. 비강세척 용기 ‘네티 포트'(neti pot)는 비강 알레르기나 염증을 완화할 목적으로 소금물 세척을 하는데 쓰인다. 이 여성이 비강세척에 사용한 수돗물에 ‘발라무띠아 맨드릴레어리스'(Balamuthia mandrillaris) 아메바 종이 있었을 것으로 담당 의료진을 보고 있다. 이 아메바 종은 뇌에 염증을 일으키는데 드물지만 일단 발병하면 치명적이다.

연방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이 아메바 종이 처음 발견된 것은 1986년이다. 그런데 1993년 이후 미국에서만 적어도 70명이 이 아메바 종에 감염돼 숨졌고, 치사율도 89%에 이른다. 유사 아메바 종으로는 2011년 루이지애나에서 2명의 감염증 사망자를 낸 ‘네글레리아 파울레리'(Naegleria fowleri)가 있다.

시애틀 여성의 경우 처음엔 콧마루에 빨간 뾰루지가 생겨 항생제 연고를 썼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 후 뇌종양이 의심된다는 소견에 따라 조직검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다가 수술로 두개골을 열어 뇌 조직을 검사하고 나서야 아메바 감염을 확진했다. CDC가 치료 약을 시애틀로 공수했으나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여성의 아메바 감염원이 비강 세척기인지는 담당 의료진 조차 확신하지 못한다. 이 여성의 집에 공급된 수돗물에선 아메바가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비강세척 후 코에 뾰루지나 발진이 생긴 환자는 아메바 감염을 의심해 보기를 희망한다고 의료진은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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