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직격탄···투자은행들‘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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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경제 불확실성으로 직원들을 경쟁적으로 감원하고 있다.[AP]

HSBC·씨티그룹 등 4월부터 3만명 감원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대규모 감원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채권 금리가 하락하고 주식과 상품 거래 감소 등으로 수익률이 악화된 투자은행들이 감원을 통해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HSBC, 바클레이스, 씨티그룹,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투자은행이 4월부터 현재까지 밝힌 감원 규모가 3만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 바클레이스는 올해 2분기 전체 인력 중 4%인 3,000명을 감원했다고 발표했다. 곧이어 HSBC도 5,000명 감원 계획을 밝혔다.
앞서 씨티그룹도 지난달 일자리 수백 개를 줄이겠다고 발표했으며, 도이체방크는 최근 전체 인원 중 20% 수준인 1만8,000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투자은행들이 자리 잡은 월스트릿이 있는 뉴욕시는 지난 6월 상품·증권 거래 분야 일자리가 2,800개 줄어 전년 대비 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FT는 전체 투자은행 일자리 중 6%가량이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감원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감소 때문이다. 특히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까지 하락한 유럽 은행들에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다 보니 안정성을 선호하는 자금이 주요 선진국 국채에 몰려 국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저금리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은행이 자금을 굴릴 곳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형성된다.
실제로 2016년 중반 이후 상승을 지속하던 미국 10년물 국채가 하락세로 돌아선 지난해 11월 이후 투자은행들 성적도 하락하고 있다. 미국 대형 은행주 주식을 추적해 지수로 산출하는 KBW나스닥은행지수는 당시보다 5% 하락했으며, 유럽 주요 투자은행의 주식 등락을 확인할 수 있는 유로스톡스은행지수도 당시를 기준으로 16%나 하락해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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