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전망 “시카고 언론계 판도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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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미디어들이 올해 들어 대폭 정리 수순을 밟고있다.
밀레니엄 시대를 맞는다며 떠들썩하던 2000년도를 전후해 한인 사회에 일간지를 비롯해 TV, 라디오, 주간지 그리고 디지털 언론 등 전성기를 구가하던 게 미디어업계다.
일간지만 해도 3개, 라디오 2-3개, 주간지가 3-4개, TV 2개 등 최소한 10여 개 이상의 언론사가 넘나들었다.
당시 미중서부 한인 인구를 20-30만 명으로 추산하던 시절이다.
당시에는 기자협회가 존재했고 본인은 일선에서 취재부장을 하던 시절이었는데 기자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강산이 두번 바뀔 시간이 지나면서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지나갔다. 2023년의 언론계에 참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있다.
한글 신문은 이민 1세들이 나이들어 가면서 구독자 수가 자연스레 감소하고 있다.
우편 구독을 안하더라도 타운 곳곳에 설치된 가판대에서 신문을 구독하기도 했지만
시대가 흘러 이젠 전자신문를 이메일로 받아보고 TV에서 만든 뉴스를 카톡이나 유투브를 통해서 본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며 종이 신문도 잉크가 손에 묻지 않는 디지털 신문이 됐다. 바야흐로 인터넷과 카톡으로 뉴스를 접하고 신문은 아예 무가지로 변해 그로서리 등 주요 업소에 무료로 배포되는 추세다.
또 구독자를 위해 아침에 집으로 신문을 배달하는 시스템도 그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상승함에 따라 수지를 맞추기 힘든 상태다.
언론 매체의 디지털화는 가속화되었지만 광고 수입은 오히려 줄고있다.
수 년 전부터 미디어들이 하나 둘 문을 닫더니 최근 주간지, TV, 라디오 등도 적자를 못견뎌 손을 들고 있는 추세다. 이렇게 정리되다 보니 이제 한인사회에는 TV 1개, 기독교라디오 1개, 일간지 2개 그리고 주간지 2개 등으로 정리됐다. 미디어 숫자로만 친다면 50% 이상 감소다.
그나마 남은 미디어도 광고 수입에 겨우 의존하는 추세이니 향후 운영이 희망적이지 않다.
채널 송출 비용, 신문 프린트 비용, 인건비 외 제반 운영비를 따지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미중서부 한인 동포들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한국어로 전해주는 한인 미디어의 생존은 결국 한인 동포들의 손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코리안 아메리칸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고 알 권리를 찾으려면 한인 미디어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동포사회가 언론과 동고동락할 때 미디어는 비젼을 가질 수 있다.
우리의 목소리를 주류사회에 전하고 정치 참여를 위해 투표권을 행사할 때 코리안의 입지를 폭넓게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주류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코리안 아메리칸의 위상을 정립해 나가기 위해 우리 한인 미디어의 역할은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고금리 시대, 고공행진 중인 인플레이션 속에 경기 침체까지 회자되는 이 시대에
한인 동포들의 지지와 격려가 있어야 건강한 한인 미디어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광고비가 터무니없이 낮아지면 미디어의 수입이 감소되고 그렇게되면 상대적으로 부수가 줄고 페이지가 줄고 기자도 줄어 뉴스의 질이 떨어지니 결국 한인사회에도 좋지않은 결과를 가져온다.
비록 한인 언론 숫자는 반으로 줄었지만 신속, 정확한 뉴스 전달을 위해 발로 뛰는 미디어가 아직 존재하고있다. 언론과 동고동락하는 한인 커뮤니티가 요구되는 이 때다.
한인 미디어들을 위해 우리 동포들이 격려의 박수와
꾸준한 후원의 손길을 보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점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