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시장 “낙태 희망자의 오아시스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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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정의' 서약에 서명하는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연합>

거주지에 관계없이 낙태 시술 지원하는 기금 조성

연방대법원이 임신 24주 이전의 낙태를 기본권으로 인정한 49년 전 판례를 뒤집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시장이 낙태 희망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의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10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이 1973년 ‘로 대(對) 웨이드’ 판례를 뒤집는다면 시카고가 낙태 수요자에게 오아시스가 되겠다”며 낙태 시술을 지원하는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라이트풋 시장은 1차로 50만 달러(약 6억5천만 원)의 기금을 조성, 시 보건국을 통해 거주지와 상관없이 누구든 시카고 시내에서 낙태 시술을 포함해 생식보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카고 시 차원의 ‘모두를 위한 정의'(Justice for All) 서약을 공개하면서 “시카고에서는 그 누구도 차별없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가족계획협회 일리노이 지부 최고경영자(CEO) 제니퍼 웰치는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깨면 낙태 시술을 금지하는 보수 성향의 인근 주에서 일리노이주로 오는 임신부가 지금의 2~5배까지 늘 것으로 전망했다.

일리노이주는 낙태 제재 수위를 낮추고 낙태권을 강화하는 입법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지역매체 시카고 트리뷴이 일리노이주 보건부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일리노이주의 낙태 시술 건수는 총 4만6천243건으로, 이 가운데 21%가 ‘원정 시술’로 확인됐다.

미국 대도시 최초의 ‘커밍아웃’한 시장인 라이트풋은 전날 트위터에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친구들에게-연방대법원이 (여성에 이어) 다음엔 우리를 겨냥할 것이다. 대결을 준비해야 한다. 승리를 위한 싸움을 해야 한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뉴욕포스트는 이에 대해 “낙태권에 관한 연방대법원의 의견서 초안이 유출된 후 낙태 옹호론자들이 보수 성향 대법관들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라이트풋 시장의 트윗이 폭력을 충동질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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